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보통교부금과 특별교부금으로 나뉜다. 특별교부금이 전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에 불과하지만 금액으로 따지면 올해만 1조5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예산이다. 이 예산은 국가시책(60%)과 지역현안(30%), 재해대책(10%) 등 세 분야로 사용처가 정해져 있다.
문제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전국 226개 기초자치단체에 교부된 특별교부금을 분석한 결과, 특별교부금이 정치력에 휘둘려 배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지난해 8월 한국거버넌스학회보에 실린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배분의 영향요인 분석’ 논문에 따르면 집권여당 국회의원이 속한 지역일수록 그 외의 지역보다 더 많은 지역교육현안사업 예산을 받아간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현 교육위원회) 및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의 지역구와 시·도 교육감 출신 학교가 속해 있는 지역도 다른 지역과 비교해 더 많은 특별교부금을 배분받았다. 논문을 작성한 신가희 연세대 공공문제연구소 연구원은 “특별교부금이 합리성과 형평성에 기반해 배분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영향력에 따라 좌지우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별교부금의 60%를 차지하는 국가시책사업 예산은 교육부 장관이 추진하는 사업을 시·도교육청에 ‘강요’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교육부 장관이 사용 용도를 제한하고, 조건을 걸어 해당 예산을 배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동하 실천교육교사모임 정책위원은 “국가시책사업 예산은 교육부 장관이 추진하는 사업이나 교육부 각 부서의 실적을 올리기 위한 돈”이라며 “1조원에 달하는 예산이 정치권과 관료들의 쌈짓돈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역교육현안수요 특별교부금의 지역 격차도 극명하게 드러났다. 지난해 가장 많은 지역교육현안수요 특별교부금을 배분받은 곳은 경기 지역으로 1075억원을 받았다. 반면 제주는 62억원에 그쳤다. 지역에 따라 교부금 격차가 최대 17배까지 벌어졌다. 경기(1075억원)와 서울(562억원), 부산(253억원) 순으로 지역교육현안수요 특별교부금이 많이 배정되면서 지역 간 교육 격차를 해소하고, 지역의 특별한 교육수요에 대응한다는 본래 취지도 달성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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