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동대문 DDP서 채용 행사
직업계 고등학생 1400명 참여
[ 구은서/신경훈 기자 ] 정양호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 원장(58·사진)이 “국내 기업의 일자리 90%를 담당하고 있는 중소·중견기업은 청년고용의 핵심 축”이라며 “연구개발(R&D)사업 강화로 중소·중견기업의 지구력을 키워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원장은 1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제 선진국 기술을 추격하는 ‘패스트팔로어’의 시대는 끝났다”며 “중소·중견기업들이 미래 먹거리를 스스로 찾도록 체질개선을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KEIT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연구지원기관으로 국가 기술개발 과제를 기획·평가·관리한다.
KEIT가 2003년부터 20여 년간 진행해온 우수기술연구센터(ATC) 사업은 이 같은 ‘중소·중견기업 체질개선’의 일환이다. 우수한 기술 잠재력을 보유한 중소·중견기업 부설연구소를 선정해 5년간 5억원 안팎을 지원한다. 지금까지 518개 연구소에 예산과 컨설팅 등을 지원해왔다.
정 원장은 “ATC 사업은 기관이 특정 과제를 부여하는 게 아니라 선정기업 스스로 필요한 과제를 발굴한다”며 “잠재력 있는 우수 중소·중견기업의 갈증을 해소해주기 때문에 다른 사업에 비해 성과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2013~2017년 종료과제(182개) 중 사업화 성공과제는 83.5%(152개)에 달한다. KEIT의 타사업 평균 사업화 비율은 53.4%다. 사업화 매출도 3배가량 높다.
이 같은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 내년부터는 ATC+ 사업으로 전환해 지원도 늘린다. 2020~2027년 225개사를 대상으로 총 4239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기존에 국내 연구소들과 교류를 도왔던 데서 나아가 해외 연구소와의 협력도 지원할 계획이다.
올해부터는 우수 기술인재를 원하는 중소·중견기업과 직업계고 학생들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도 맡는다. KEIT는 12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ATC 성과교류회를 연다. 기업들은 이 자리에서 마이스터고, 특성화고 등 직업계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현장채용 절차를 올해 처음 진행하기로 했다. 전국 21개 직업계고에서 1400여 명의 학생이 참가한다. 정 원장은 “최근 직업계고 학생들이 취업난을 호소하고 있다”며 “현장에 바로 투입될 수 있는 기술인재를 원하는 기업도 많은 만큼, 고졸인재와 중소·중견기업들이 ‘윈윈’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KEIT 10주년을 맞아 정 원장은 기획기능을 강화하는 등 KEIT의 체질개선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정 원장은 “산업기술평가‘관리’원이 아니라 평가‘기획’원이 되는 게 목표”라며 “사후관리 차원을 넘어 선도적 기획기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구은서/사진=신경훈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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