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의붓아들 미스터리 재조사 시작돼
고유정 "화학과 출신"
"피해자 DNA 정보 지우는 조치 취했을 것"
전 남편을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36)이 피해자의 DNA(유전자 정보)를 없애기 위해 화학약품 등을 동원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노영희 변호사는 지난 12일 오전 YTN라디오 ‘최형진의 오, 뉴스’에서 "재활용 센터에서 발견된 뼛조각을 가지고 남편의 것인지 확인하려고 해봤더니 DNA는 검출이 안 되고 매우 이상한 방식으로 모든 정보가 지워져 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노 변호사는 "상당히 엽기적인 방법으로 조치를 취한 것을 의미한다"며 "고유정은 화학과 출신으로 무슨 약품 같은 걸 집어넣으면 어떤 식으로 상태가 변하는지도 다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5일 인천 서구 소재 재활용 업체에서 발견된 뼛조각은 조각당 크기가 3cm 이내, 양은 라면박스 3분의 1 분량이었다.
노 변호사는 "고유정이 상당히 장기간 이것들을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며 "여태까지 ‘여자 혼자 이걸 했을까, 공범이 있지 않을까’라고 했던 경찰들도 공범 없다, 단독범행이다,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 변호사는 고유정의 의붓아들 질식사 사건도 좀 더 치밀하게 재수사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 남편을 죽인 이유가 자기 생활에 걸림돌이 될까봐였다"며 "남편이 전처와 낳은 아들도 걸림돌이 됐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경찰이 의붓아들 사망 사건을 재조사 하기로 했지만 범죄혐의 확인이 될지는 미지수다.
노 변호사는 "경찰들이 초동수사부터 좀 제대로 안 한 부분이 있어서 자백이 아니라면 사실 밝혀내기 어렵지 않을까싶다"고 말했다.
청주상당경찰서는 고씨의 집에서 의붓아들이 질식사하기 이틀 전 재혼한 남편이 아이를 직접 키우겠다며 제주도에 가서 데려왔다고 12일 밝혔다.
의붓아들은 친모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 제주에서 할머니와 함께 살아왔다.
의붓아들은 남편이 고유정에 권유해 지난 2월28일 집으로 들였다. 현 남편은 경찰 조사에서 "전 부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을 직접 키우겠다"며 제주에서 청주로 아이를 데리고 왔다고 했다.
그러나 의붓아들은 청주로 온지 이틀만인 지난 3월2일 오전 10시10분께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당국에 따르면 도착 당시 이미 의식과 호흡이 없는 상태였다.
고유정 남편은 "아이와 함께 잠을 잤는데 깨어보니 숨져 있었다"며 "내 다리가 (아이의 몸에) 올라가서 그랬는지 아이가 숨을 쉬지 않았고,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소용 없었다"고 진술했다.
사고 발생 당시 고유정은 혼자 다른 방에서 자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고유정은 "아들과 다른 방에서 잤으며 왜 숨졌는지 모르겠다"고 진술했다.
검찰에 송치된 고유정은 앞으로 제주교도소에서 수사를 맡은 제주지방검찰청을 오가며 조사를 받게 된다.
고유정은 지난달 25일 아이 접견권을 얻기 위해 소송을 건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고유정은 지난달 25일 제주시 조천읍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은 해당 수사를 진행하는 한편, 고유정의 의붓아들이 사망한 사건에 대해서도 추가로 수사하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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