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갑 "ILO 비준안 11월 국회 제출"…손경식 "노동 규제부터 개혁해야"

입력 2019-06-13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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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정 대표단 ILO 총회 참석


[ 백승현/김보형 기자 ]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해 7월 외교부에 비준을 의뢰하겠다”며 “11월까지는 비준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부가 지난달 22일 “ILO 핵심협약 비준안이 9월 정기국회에서 처리되도록 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경영계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음에도 구체적인 ‘시간표’를 내놓고 강행 의사를 재확인한 것이다.

이 장관은 13일 ILO 100주년 총회가 열리고 있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국내 기자들을 만나 “이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공익위원안을 토대로 노사관계 전문가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라며 “외교부의 협약 검토와 법제처 심사를 거쳐 비준동의안이 만들어지면 국무회의를 거쳐 국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사노위는 지난해 7월부터 비준 문제를 놓고 노·사·정 줄다리기를 해왔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지난달 20일 논의를 종결했다. 합의문 대신 내놓은 공익위원안에는 파업 시 대체근로 허용, 부당 노동행위 사용자 처벌 폐지 등 경영계 핵심 요구사항이 빠졌고 실직자의 노동조합 가입 허용 등 노동계 요구가 대거 포함됐다. 정부가 공익위원안을 토대로 비준안을 마련하겠다고 하자 경영계가 강력 반발한 이유다.

이 장관과 함께 총회에 참석한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정부의 ILO 협약 비준안 강행에 우회적으로 우려를 밝혔다. 손 회장은 이날 기조연설을 통해 “일자리 창출의 주역인 기업들의 투자를 가로막는 장애요소를 개선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급변하는 노동시장 상황을 언급하며 “고용 형태와 사업 환경, 근로 환경의 변화를 인정하고 미래지향적인 방향으로 노동규제를 개혁해야 한다”며 “각국의 문화·역사적 배경에 가장 잘 부합하는 노동시장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경영계의 우려에도 ILO 핵심협약 비준을 강행하는 데 대한 항의로 해석된다.

손 회장은 한국의 고용 상황과 관련해선 “한국은 실업자 수가 2000년 이후 가장 많은 107만3000명을 기록하고 체감 청년실업률은 20%를 웃도는 등 일자리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하고 있다”고도 했다.

한편 이 장관은 최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정년 연장을 사회적으로 논의할 시점”이라고 말한 데 대해서는 “장기적으로 방향은 맞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과제”라고 했다.

백승현/김보형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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