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김·송정섭·채은미 등
주한미국상의 CEO 28명 참여
[ 황정수 기자 ]
“음료를 따를 땐 손님의 오른쪽에 서야 합니다.”
지난 11일 오후 6시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 6층 스튜디오룸. 마크 미니 콘래드서울 총지배인이 서빙 예절에 대해 설명하자 웨이터 복장을 한 28명이 고개를 끄덕이며 열심히 받아 적었다. 보통의 웨이터들과 다른 점은 ‘GE’ ‘IBM’ 같은 글로벌 기업 로고가 박힌 흰색 앞치마를 둘렀다는 것이었다. 이들은 이날 오후 7시 콘래드호텔 3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암참(주한미국상공회의소) CEO 서버스 나이트’에서 음식료 서빙을 맡은 외국계 회사 최고경영자(CEO)다. CEO급 웨이터 28명은 한 시간 정도 음식 서빙 방법 등에 대한 기본 교육을 받은 뒤 행사장에 투입돼 스테이크 접시를 나르고 와인을 따랐다.
‘암참 CEO 서버스 나이트’는 암참 산하 자선단체 미래의동반자재단이 2003년부터 주최하고 있는 연례 자선행사다. 올해로 15회째다. 회원사 CEO들이 일일 웨이터로 변신해 자사 임직원과 초청 고객들에게 저녁식사와 음료를 제공한다. 수익금은 전액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에 쓰인다.
올해 행사엔 역대 최대인 28명의 암참 회원사 CEO들이 흰색 앞치마를 둘렀다. 작년까지는 암참 이사를 맡고 있는 CEO들에게만 서빙 기회가 돌아갔다. 제임스 김 암참 회장이 “행사 규모를 키우고 장학금을 늘리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하면서 일반 회원사 CEO도 웨이터로 변신할 수 있게 됐다. 9년째 웨이터로 변신한 송정섭 아시안타이거즈 트랜스팩 대표, 8년째 서빙을 맡은 채은미 페덱스 코리아 대표뿐만 아니라 짐 노팅엄 HP프린팅 대표, 장화진 IBM 대표 등 16명도 웨이터 업무를 경험했다.
행사 손님도 늘었다. 작년까지 100~200명 남짓한 손님들이 CEO의 서빙을 받았지만 올해는 약 400명이 참석했다. 오동욱 한국화이자제약 사장이 38명의 손님을 초청했다.
이번 행사에서 수익금은 총 7100만원이 들어왔다. 역대 최대 금액이다. 스테이크 등으로 구성된 음식과 와인 등 음료 매출, 참가비로 구성된다. 수익금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학생에게 장학금으로 지원될 예정이다. 제프리 존스 암참 이사장은 “암참 역대 최대 참석자와 CEO들과 함께해 영광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제임스 김 회장은 “올해 행사는 역대 암참의 모든 기록을 경신하는 뜻깊은 행사였다”며 “한국에 독특한 모금 활동 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