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6기통 디젤 엔진
인포테인먼트 먹통, 품질은 ‘글쎄’
“기존 SUV와는 다른 역동적인 주행감.”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가 판매 중인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F-페이스’ 30d S(사진)를 타본 느낌이다. 수많은 SUV의 홍수 속에서 분명한 자기 색깔을 갖고 있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F-페이스는 재규어의 첫 번째 SUV다. 2015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4년여가 지났지만 외관 디자인이 멋스러웠다. 부풀어 오른 후드(보닛)와 LED(발광다이오드) 헤드램프는 날렵한 인상을 준다.
측면부에는 유려한 곡선이 돋보였다. 지붕(루프)과 옆유리에서 뒷유리로 이어지는 부분인 C필러를 쿠페형 스타일로 세련되게 다듬었다.
운전석 문을 열자 간결하고 정제된 내부 공간이 눈에 띄었다. 불필요한 부분을 걷어내 담백하다. 크래시보드(완충판)와 스티어링 휠(운전대), 시트 등은 촉감이 부드럽다. 재규어 특유의 고급감이 묻어 있다.
시동을 거니 다이얼식 변속기가 위로 솟아 올랐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반전 매력을 뽐낸다. 조금만 힘을 줘도 앞으로 ‘툭’ 하고 치고 나갔다. 권투 선수의 펀치와 같은 몸놀림이었다. 6기통 디젤(경유) 엔진이 주는 좋은 회전, 주행 질감은 고스란히 온몸에 전달된다.
F-페이스 30d S는 3.0 6기통 디젤 엔진을 얹어 최고 출력 300마력을 발휘한다. 최대 토크는 71.4㎏·m다. 공식 제원 그대로 ‘끄는 힘’인 토크는 순간 가속력이 뛰어났다.
가장 큰 장점은 단단한 서스펜션(충격 흡수장치)과 차체의 반응성이다. 과한 출렁거림 없이 운전자를 적당하게 받쳐줬다. 딱딱하지도 않은 주행감은 매우 편안하고 안정적이었다. 여기에 지능형 사륜 구동 시스템이 노면을 꽉 움켜쥔다.
급격한 코너 등에서 속도를 줄이지 않아도 하체가 제법 힘을 썼다. SUV지만 ‘달리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F-페이스 30d S에 적용된 알루미늄 섀시(차대)는 차와 하나가 되는 직결감을 제공한다. 이뿐 아니라 공차 중량은 2070㎏에 불과하다.
이 밖에 차선유지 보조와 사각지대 감지 기능, 정차 후 재출발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을 탑재했다.
단점도 분명히 드러났다. 센터페시아(운전석과 동승석 사이에 있는 컨트롤패널)에 장착한 10인치 디스플레이는 내비게이션 길 안내를 받는 동안 이따금 먹통이 됐다. 인포테인먼트(정보+오락) 시스템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품질과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을 납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또 뒷유리는 SUV임에도 불구하고 디자인 탓에 시야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실내 마감과 편의 사양을 강화한 2019년형 F-페이스 30d S를 판매 중이다. 이달 한 달간 5년·20만㎞ 보증 기간 연장과 소모품 무상 교환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판매 가격은 1억260만원이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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