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남북회담 제안 등에 계속 침묵
[ 이미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4일 북한의 정제유 해상 불법 환적에 대해 “누구나 제재를 어기려 한다”며 북한을 감싸는 듯한 제스처를 보였다. 그러면서도 “대북제재는 유지할 것이며 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받은 뒤 북한과의 대화 끈은 놓지 않되, 회담 주도권은 미국에 있다는 자신감을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북제재는 북한에 피해를 주고 있고, 미국은 계속 이를 유지할 것”이란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북한이 지난달 4일과 9일에 쏜 발사체와 관련해선 “단거리 미사일이었다”며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이 아니었다고 거듭 언급했다.
북한에 대해선 “우리는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지금 북한과 심각한 전쟁을 치르고 있었을 것”이라고 자화자찬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6·12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1주년 하루 전날인 지난 11일 “김정은으로부터 ‘아름답고 따뜻한 친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튿날엔 “북한과 매우 잘해 나갈 것”이라면서도 ‘서두를 게 없다’는 말을 네 차례 반복하며 속도조절론을 내세웠다.
북한은 우리 정부의 거듭된 4차 남북한 정상회담 및 관련 실무협상 제의에 침묵을 이어갔다. 대신 대남 선전매체를 통해 남북선언을 성실히 이행하라고 주장했다. 노동신문은 15일 기념 논설에서 “6·15 선언의 채택은 통일 운동사에 특기할 민족사적 사변”이라고 평가했다.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도 16일 “남북의 선언들은 한반도를 공고한 평화지대로 만들기 위한 현실적인 평화선언”이라며 “우리 민족이 살길은 외세 의존이 아니라 민족끼리 힘을 합쳐 북남선언들을 성실히 이행하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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