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20 ~ 23일 포천힐스CC
대회 100% 즐기는 관전 팁
[ 김병근 기자 ] 지난 5월 26일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의 콜로니얼CC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찰스슈와브챌린지 3라운드. 선두를 달리던 재미동포 케빈 나가 11번홀(파5)에서 느닷없이 더블보기를 범했다.
그린 벙커샷을 하려는 순간 한 여성 갤러리가 휴대폰으로 소음을 내 ‘홈런 볼’을 쳤다. 케빈 나는 끝까지 스스로를 잘 다스린 덕분에 최종합계 13언더파 267타로 이 대회를 제패했지만 하마터면 통산 3승과 우승 상금 131만4000달러가 날아갈 뻔했다.
평소엔 하찮게 들리는 휴대폰 소음도 골프 대회에선 ‘치명타’가 될 수 있다. ‘BC카드·한경레이디스컵 2019’를 앞두고 알아두면 유익한 ‘프로 갤러리 매너와 관전팁’을 소개한다.
“50m 밖 소곤소곤? 다 들려요!”
쥐죽은 듯 조용한 홀 주변에서 나는 벨소리는 거의 ‘폭발음’에 가깝다. 2016년 한 국내 여자 대회에선 최종일 마지막 홀에서 선수가 다운스윙을 하기 직전 벨소리가 울리는 바람에 ‘오비(아웃오브바운즈)’를 내고 결국 우승컵을 놓쳤다. ‘웅~웅~’거리는 진동 소리도 안심할 게 아니다. 초집중 모드에 들어간 프로들에겐 ‘예상치 못한 주변 변화’ 모든 게 장해물이 될 수 있어서다. 무음 모드가 권장되는 이유다.
‘이 정도 멀리 떨어져서 통화하면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는 갤러리가 많다. 하지만 샷 루틴에 들어가면 50m 밖에서 ‘소곤소곤’ 말하는 것까지 다 들린다는 게 프로들의 얘기다. 티잉 에어리어 주변은 상상 이상으로 고요하다.
더 신중해야 할 것은 폰카메라 촬영이다. 한 프로는 “스마트폰을 들어올리는 동작이 눈에 어른어른 비칠 때가 많다. 사진을 꼭 남기고 싶으면 사진기자들의 셔터음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피니시 때가 좋다. 이때 같이 하면 잘 들리지 않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동영상 촬영 시작을 알리는 ‘팅~’ 하는 기계음은 선수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소음이다.
‘3명 전원 홀아웃’을 기다리는 센스
선수들의 신체 부위를 건드리는 건 금기다. 일본에서 투어 생활을 하고 있는 한 선수는 “악수를 청하며 손을 꽉 쥐거나 등짝을 때리며 ‘파이팅’을 외치는 분들이 있는데, 감각이 흐트러질 수 있는 만큼 배려해줬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좋아하는 선수가 퍼팅 홀아웃을 하면 곧바로 다음 홀로 이동하는 것도 비매너 중 하나다. 2~3명으로 편성된 한 조의 선수 전원이 퍼팅을 다 마칠 때까지 기다려주는 게 기본 에티켓이다.
‘원샷 투킬’ 명당, 샛길도 알아두자
갤러리 경험이 많은 ‘프로’ 갤러리는 ‘명당’부터 찾는다. 두 홀 경기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원 샷 투 킬’ 포인트가 그런 곳이다. BC카드·한경레이디스컵 2019가 열리는 포천힐스CC에서는 5번홀(파4) 그린과 7번홀(파4) 페어웨이 끝이 만나는 ‘삼거리’가 대표적이다. 5번홀 홀아웃은 물론 7번홀에서 티샷한 공이 떨어지는 궤도와 탄착점, 7번홀 아일랜드 그린 플레이까지 한눈에 감상할 수 있어서다. 12번홀(파4) 그린과 13번홀(파5) 티잉 에어리어 사이는 ‘사이다 장타’와 그린 플레이, 계단 폭포를 모두 감상하기 좋은 길목이다. 15번홀(파4) 티잉 에어리어 뒤편은 호수 속 기암괴석인 일명 ‘포담삼봉’을 한눈에 바라보며 화끈한 장타를 즐길 수 있다.
샛길을 알아두면 경기를 압축해 볼 수 있어 쏠쏠하다. 3번홀(파5) 페어웨이와 5번홀 티잉 에어리어를 잇는 샛길, 11번홀(파3)과 18번홀(파5)을 잇는 오솔길이 대표적이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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