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비가 오더니
오늘은 쨍하고 해가 났다
가만히 창밖을 내다보던
아이가 혼잣말하듯
"햇빛 비치는 소리가 나네"
시집 《흰 밤에 꿈꾸다》(창비) 中
아이들은 가끔 엉뚱하면서도 어른스러운 말을 하곤 합니다. 쨍하게 비치는 햇빛에서 아이는 과연 어떤 소리를 들었을까요? 문득 궁금해집니다. 고요한 풍경에서 청각이나 촉각처럼 다른 감각이 연상되곤 합니다. 고요한 바닷가를 보며 ‘풍덩’ 소리와 차가운 물의 감촉이 연상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매일매일 흘러가는 일상에 관한 우리의 기억은 단편적으로 남는 것이 아니라 공감각적으로, 생생하게 남아 있는 듯합니다.
주민현 < 시인(2017 한경 신춘문예 당선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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