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문 대통령은 연차를 사용 중인 이날 오전 관저에서 박상기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검찰총장 임명제청 건에 관한 보고를 받고 윤 지검장을 후보자로 지명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윤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 2017년 5월 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고검장이 맡던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발탁됐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진상 파악을 위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 수사팀장으로 활약한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검찰 개혁에 대한 의지를 줄곧 밝혀온 문 대통령은 기수 문화를 파괴한 ‘윤석열 카드’를 통해 다시 한 번 검찰 개혁에 대한 강한 뜻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추천된 4인의 후보자 가운데 검사장인 윤 지검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고검장급이었다. 윤 지검장이 총장 후보로 지명되면서 검찰총장 임기제가 도입된 1988년 이후 고검장을 거치지 않고 총장이 되는 첫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 총장보다 사법연수원 다섯 기수 아래인 윤 지검장이 검찰을 이끌게 되면서 대규모 후속 인사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앞서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는 윤 후보자를 비롯해 김오수(56·20기) 법무부 차관, 봉욱(54·19기) 대검찰청 차장검사, 이금로(54·20기) 수원고검장 등 4명을 후보자로 박 장관에게 추천한 바 있다.
이날 문 대통령의 지명으로 18일 국무회의에서 후보자에 대한 임명제청안을 의결될 예정이다. 이후 청문요청서는 국회로 넘겨진다. 국회 인사청문회는 임명동의안이 제출된 날부터 20일 안에 마쳐야 한다. 부득이한 사유로 그 안에 끝내지 못하면 10일을 연장할 수 있다. 다만 대통령은 국회 동의 없이 검찰총장을 임명 가능하다. 국회 파행으로 인사청문회가 열리지 못하더라도 문 대통령은 검찰총장을 임명할 수 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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