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안해도 3분이면 돈 빌리는 '컵라면 대출'…2주새 1000억 몰려

입력 2019-06-18 17:32  

은행, 디지털로 변신 또 변신

비대면 신용대출 '흥행몰이'
'울타리 영업' 관행 깼다



[ 정지은 기자 ] 은행들이 ‘초고속’ 모바일 신용대출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신용대출 한도를 조회하고 신청하기까지 3분이 채 걸리지 않는 서비스도 나왔다. 은행 영업점을 방문하거나 별도 서류를 제출하지 않아도 되는 건 기본이다. “컵라면이 익는 동안 모바일 신용대출 절차가 끝나도록 만들겠다”며 서비스 운영 체계를 대대적으로 개편한 은행도 있다. 즉각 효과가 나타났다. 개편 1주일 만에 1000억원 이상의 대출 신청이 몰렸다.

기존 방식 확 바꾼 시중은행

KEB하나은행의 모바일 ‘하나원큐 신용대출’의 취급금액은 지난 17일 1079억원을 기록했다. 10일 공식 출범 후 딱 1주일 만이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기존에는 온라인 신용대출이 1000억원을 넘기려면 8개월가량 소요됐다”며 “내부에서도 당초 예상보다 대출신청이 많이 몰려 놀랐다”고 말했다.

KEB하나은행이 모바일 신용대출 서비스를 통째로 바꿨다. 회원가입은 물론 로그인을 하지 않고도 이용할 수 있다. 해당 은행의 거래가 없어도 본인 명의의 스마트폰만 있으면 앱(응용프로그램) 실행 후 네 단계 만에 대출한도 조회 결과를 받아볼 수 있다. 걸리는 시간을 3분가량으로 대폭 단축했다.

기존 모바일 신용대출은 신청방법만 모바일일 뿐, 대출 한도조회 및 실행에 이르는 모든 과정이 오프라인 영업점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방식이었다. 로그인한 뒤 본인확인 절차를 거쳐 직장정보, 소득정보 등을 일일이 입력해야 했다. 다른 시중은행도 마찬가지였다.

시중은행들이 모바일 신용대출 서비스를 잇달아 개편하기 시작한 것은 2017년 카카오뱅크가 등장하면서부터다. 카카오뱅크가 3~5분 만에 신용대출 한도를 조회하고 신청하는 서비스를 내놨고, 직장인 사이에서 인기를 모았다. 신용대출 고객의 상당수를 빼앗긴 시중은행들이 ‘더는 안 되겠다’며 모바일 신용대출 개편 작업에 착수했다. 올 들어 개편 작업이 본격화됐다. ‘A은행 계좌가 있고 거래기록이 있어야만 A은행에서 대출할 수 있다’는 식의 대출 관행도 깨지기 시작했다.


모바일 신용대출 시장 더 커진다

다른 은행들도 모바일 신용대출을 더 쉽고 편리하게 바꾸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2월 말 모바일 신용대출을 통합 개편한 ‘KB스타 신용대출’을 내놨다.

국민은행의 모바일 신용대출 취급 규모도 3월 545억원에서 4월 562억원, 5월 624억원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국민은행 역시 회원가입이나 로그인 절차 없이 ‘스타뱅킹’ 앱 또는 웹페이지에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한 뒤 휴대폰 본인인증, 소득정보 입력(공인인증서 인증 중 택일) 등을 거치면 약 3분 만에 대출한도가 뽑힌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모바일 신용대출 고도화에 공들이고 있다. 모바일 신용대출 시장이 ‘별도 관리’가 필요할 만큼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고 판단해서다. 두 은행은 아직 로그인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에 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에 비해선 2~3분 정도 더 시간이 걸린다. 그럼에도 과거에 비해 높아진 편의성을 앞세워 고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신한은행의 모바일 신용대출 취급액은 올 들어 지난달까지 월평균 27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가량 많은 수준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모바일 신용대출 고객은 갈수록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놓칠 수 없는 사업부문”이라며 “모바일 신용대출 경쟁력을 강화하고 차별화할 방안을 계속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반면 카카오뱅크의 올해 1~5월 모바일 신용대출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가량 줄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모바일 신용대출도 편하다는 인식이 쌓이면서 시중은행으로 다시 넘어온 고객이 상당수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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