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기술 개발…가업 이을 것"
[ 장현주 기자 ] “멋을 뽐내는 예술가가 아니라 맛을 중시하는 장인정신을 지킨 게 프랑스 최고 장인으로 선정된 비결입니다.”
김영훈 김영모과자점 실장(38·사진)은 최근 프랑스 정부가 주는 ‘프랑스 최고 장인(MOF)’ 아이스제과 분야에서 외국인 최초로 MOF에 선정됐다. 김 실장은 김영모과자점 대표이자 고용노동부 선정 기능한국인 제과 1호인 김영모 대표의 차남이다. MOF는 프랑스 교육부 노동부 주관으로 1924년부터 4년마다 열리는 프랑스 최고 권위의 콩쿠르로 평가받는다. 그는 지난달 13일 파리 소르본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MOF 메달을 받았다.
“2010년 입상에 실패했을 때 크게 실망했죠. 프랑스의 스승님이 ‘예술가가 되고 싶은지 기술자가 되고 싶은지 확실히 하라’고 질타했어요. 진정한 제빵사가 되고 싶다면 외형보다는 맛을 먼저 신경 쓰는 장인정신이 필요하다는 의미였습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 작업실이 놀이터였던 김 실장은 자연스럽게 가업을 이었다. 빵 만들기를 좋아하던 소년은 본격적으로 제빵 기술을 배우기 위해 중학교를 졸업한 뒤 프랑스 직업전문학교로 떠났다. 그는 “열여덟 살부터 매일 오전 4시까지 프랑스의 한 제과점으로 출근했다”며 “말도 잘 통하지 않는 타지에서 홀로 고생하다 어린 마음에 친구 집으로 한 달간 도망친 적도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아버지 김영모 명장에서 시작된 전통을 지키며 새 기술을 접목하는 게 김 실장의 역할이다. 그는 “짧은 역사에도 한국 제빵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한 건 아버지를 비롯한 많은 선배의 노력이 밑바탕이 됐다”며 “최대한 전통의 틀을 유지하면서 가업을 이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빵사를 꿈꾸는 어린 학생들에게 스승님들이 알려준 장인정신과 다양한 기술을 제대로 전수하는 게 목표입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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