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심' 접은 Fed, 내달 금리인하 카운트다운…美 국채값 폭등

입력 2019-06-20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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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의장 "통화정책 완화 근거 강해졌다"

"경기 전망 불확실성 커져
확장세 유지 위해 적절히 행동"



[ 김현석 기자 ]
미국 중앙은행(Fed)이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를 강하게 예고했다. 무역전쟁 불확실성이 커지며 경기가 둔화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로 인해 미 국채금리는 하루에만 10bp(1bp=0.01%포인트) 하락하며 채권시장에 랠리가 나타났다. 월가에서는 이달 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미·중 정상이 무역협상을 타결하지 못하면 다음달 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분명해진 금리 인하 신호

Fed는 19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연 2.25~2.5%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투표권이 있는 10명의 FOMC 위원 중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 총재는 0.25%포인트 인하에 투표했다.

Fed는 성명서에서 금리 인하 준비가 됐음을 시사했다. 지난 1월부터 강조해온 ‘인내심’이라는 문구를 삭제하고 “경기 전망의 불확실성이 커졌으며 확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적절히 행동할 것”이라는 표현을 넣었다. 경제 활동 평가도 “견조하다”에서 “완만하다”로 바꿨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연 2.1%를 유지했지만 물가 전망치는 기존 연 1.8%(개인소비지출 물가 기준)에서 1.5%로 낮췄다. 지난달엔 낮은 물가를 일시적이라고 평가했으나 이를 바꾼 것이다.

전체 FOMC 위원 17명 중 8명은 올해 인하를 예측했다. 이 중 7명은 2회 인하를 전망했다. 지난 3월 회의 때는 17명 모두가 올해 금리 동결 혹은 인상을 예상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무역과 글로벌 성장에 대한 우려 등 역류가 지속되고 있으며 이는 지표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수의 FOMC 참석자는 더 완화적인 통화정책의 근거가 강해지고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채권시장은 초강세

FOMC 결정 이후 뉴욕증시는 소폭 상승했다. 상승폭은 다우지수 0.15%, 나스닥지수 0.42% 등이었다. 기준금리 인하 신호가 전날 선반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채권시장에선 랠리(채권가격 급등, 채권금리는 급락)가 나타났다. 이날 밤 11시께(미 동부시간)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연 1.976%까지 급락해 연 2% 아래로 떨어졌다. 하락폭이 10bp에 이른다. 연 2% 아래로 하락한 것은 2016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2년물은 한때 16bp까지 떨어져 연 1.706%에 거래됐다.

시장에선 하반기 금리 인하를 100%로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에선 7월에 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가능성이 68.8%, 0.5%포인트 낮출 가능성이 31.2%로 치솟았다. 둘을 합치면 100%다.

월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G20 담판에서 합의가 없다면 7월 FOMC에서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웰스파고는 “다음주 G20 담판에서 합의가 이뤄지고 양국 간 보복관세가 전면 철회되면 금리 인하 필요성은 사라질 것”이라며 “하지만 협상이 결렬되고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가 부과되면 즉각 0.5%포인트 이상의 금리 인하가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각국 은행도 줄줄이

완화적 통화정책은 세계로 번지고 있다. 일본은행은 20일 금융정책 결정 회의를 열어 연 -0.1%인 단기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연간 80조엔(약 871조원) 규모로 장기국채 매입을 늘리는 등 완화 정책을 이어가기로 했다. 필립 로 호주 중앙은행 총재는 이날 “금리를 0.25%포인트 낮춰 경기를 바꿀 수 있다고 기대하는 건 비현실적”이라며 큰 폭의 추가 금리 인하를 시사했다. 호주는 지난 4일 기준금리를 연 1.5%에서 1.25%로 낮췄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18일 “경기가 몇 달 안에 더 악화된다면 추가 부양책을 발표할 수 있다”며 금리 인하와 추가 자산매입 등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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