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호출 서비스 잇따라 출시
택시업계 "렌터카社가 택시 영업"
[ 김남영 기자 ] 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를 모방한 모빌리티(이동수단) 서비스가 계속 등장하고 있다. 택시업계의 반발에도 타다의 인기가 이어지자 유사 서비스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택시업계에선 “사실상 렌터카 업체가 택시 영업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서울 강남에선 ‘파파’가 시범 운영 중이다. 모빌리티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큐브카가 서비스하는 파파는 타다와 같은 11인승 카니발을 사용한다. 한 달 새 가입자가 1만 명을 넘어서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김보섭 큐브카 대표는 “공급이 못 따라잡을 정도로 이용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하루 이용자 수(DAU)가 1000명 정도”라고 밝혔다. 파파는 다음주부터 서울 전 지역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장해 타다와 본격적인 경쟁에 나설 전망이다.
또 다른 모빌리티 스타트업 차차크리에이션도 렌터카 회사들과 오는 8월 ‘차차밴’ 서비스 개시를 앞두고 렌터카 공급 협약을 맺었다고 20일 밝혔다. 차차는 지난해 국토교통부로부터 위법 판단을 받고 서비스를 중단했다가 지난 4월 대리운전기사와 승합차 서비스를 결합한 차차밴 서비스 출시를 예고했다. 제주에선 제주스타렌탈이 다음달 차량 호출 서비스 ‘끌리면 타라’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들 서비스의 공통점은 타다처럼 렌터카를 이용한 차량 호출 서비스다. 타다가 인기를 끌며 시장성을 인정받자 모방 업체가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모빌리티 기업 쏘카의 자회사 VCNC는 타다 서비스 시작 후 6개월 만에 회원수 50만 명, 차량 1000대를 넘어섰다.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점도 불을 지폈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령 18조에 따르면 승차정원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 승합차를 임차하는 사람에게는 운전자 알선을 허용한다.
렌터카 업체들이 잇따라 모습을 보이는 것도 주목을 끈다. ‘끌리면 타라’를 운영할 제주스타렌탈과 차차와 손을 잡는 리모코리아, 이삭렌터카 등은 모두 렌터카 업체다.
이 같은 서비스 증가로 택시업계는 택시업이 고사할 위기라고 우려하고 있다. 오영진 서울개인택시조합 방송통신부장은 “정부가 타다를 방치함으로써 렌터카 업체가 사실상 불법 택시영업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라며 “하얀 번호판(일반 차량)과 노란 번호판(운송 영업이 가능한 차량)의 구분이 무의미해졌다”고 털어놨다. 국토부는 타다를 모방한 모빌리티 서비스에 대해 검찰의 타다 불법 여부 조사 결과에 따라 대응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검찰 조사 결과에 따라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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