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표 "내 아들 학점 3점 미만, 토익 800점에 취업" 발언 논란

입력 2019-06-21 14:45  

황교안 대표 "기업에서 필요한 건 실력"
주장하며 아들 사례 공개
황교안 아들, 올해 3월 KT 취업 비리 논란
"스펙 모두 갖추고도 취업 안되는데…" 갑론을박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기업에서 필요한 건 실력을 갖추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아들의 사례를 말해 논란이 되고 있다.

황교안 대표는 20일 숙명여대를 찾아 1학년을 대상으로 특강을 진행했다. 이날 황교안 대표는 "자기가 가고 싶은 회사에 가서 '선발 기준이 뭐냐'고 물어본 학생이 있냐"면서 특강을 시작했다.

황교안 대표는 "내가 아는 청년은 스펙이 하나도 없었다"며 "학점도 엉터리, 3점도 안됐고 토익 점수도 800점이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졸업 후 15개 회사에 서류를 냈고, 10개 회사 서류 심사에서 떨어졌다"며 "그러나 서류심사를 통과한 5개 회사에 모두 최종합격했다"고 전했다.

황교안 대표는 "이 청년에게 취업 비결을 물었는데,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외국에도 다녀오지 않았지만 영자신문반 편집장을 했고, 인터넷으로 장애 학생들과 비장애 학생들을 연결해주는 일을 하면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며 "축구를 좋아해 조기축구회 운영도 했는데, 지금 든 예가 전부는 아니지만, 최종 합격을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글자로 남는 스펙도 없는 것보단 낫겠지만, 결정력이 없다"며 "면접을 통해 심층 심사를 해보니 결국 됐다. 그 청년이 바로 우리 아들이다"고 밝혔다.

문제는 황교안 대표가 언급한 아들이 올해 3월 취업 비리 의혹을 받았던 인물이라는 점이었다.

올해 3월 KT 새 노조는 황교안 대표의 아들의 채용 비리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당시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황교안 대표는 2011년 8월 공직에서 퇴임했고, 아들이 KT에 입사한 건 그 이후인 2012년 1월이었다"며 "(황 대표의 아들이) 사내 법무팀으로 이동한 것은 2013년 1월, 황교안 대표가 법무부 장관으로 취임한 건 2013년 3월"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들의 KT 입사와 부직 배정은 모두 황교안 대표가 사인으로 있을 때로 공직을 통한 어떤 부당한 압력도 행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취업 준비생 중 많은 이들은 황교안 대표의 발언에 반발했다. "학점이 3.0이 안되면 서울대생도 서류에서 탈락하는 게 부지기수다", "학점과 토익 점수가 최저점도 안된다", "누군 스펙 안만들고, 외부활동 안해본 것처럼 말한다" 등 날선 반응과 함께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KT는 2012년 신입사원 채용 당시 김성태 의원의 딸을 포함해 총 11명을 부정 채용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이석채 전 KT회장에 대한 첫 공판이 지난 19일 진행되기도 했다.

이석채 전 회장은 "공소사실을 인정하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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