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0~23일 포천힐스CC
162㎝ 하민송, 10언더로 2위
[ 김병근 기자 ]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19’ 대회 둘째 날인 21일 오전 8시 포천힐스CC 가든코스 1번홀(파5). 하민송(23), 위혜림(23), 김수지(22) 세 선수의 드라이브 티샷이 끝나자 비슷한 위치에 있는 다른 두 개의 공보다 18야드 정도 더 멀리 날아간 공이 눈에 들어왔다. 하민송의 공이다. 이 홀뿐만이 아니다. 파3로 조성된 5개 홀을 제외한 13개 홀 내내 하민송은 세 선수 중 두 번째 샷을 가장 마지막에 했다. 티샷이 세 선수 가운데 가장 멀리 날아갔기 때문이다.
하민송은 “포천힐스CC 코스는 티샷이 어느 정도 뒷받침돼야 버디 기회를 잡을 수 있는 홀이 대부분”이라며 “두 홀에서만 우드를 잡았을 뿐 나머지 홀에선 모두 드라이버로 공략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버디 9개와 보기 1개를 묶어 8언더파를 쳤다. 중간합계 10언더파로 단숨에 순위를 20계단 끌어올리며 한상희(11언더파)에 이은 단독 2위로 올라섰다.
하민송은 키는 크지 않지만 ‘사이다 장타’에 능해 ‘작은 거인’으로 분류되는 선수다. 이날도 장타를 앞세워 페어웨이를 마음껏 요리한 후 정타까지 더해 거침없이 타수를 줄여 나갔다. 키는 162㎝이지만 이번 시즌 드라이브 비거리가 252.2500야드로 10위에 올라 있다.
그는 장타 비결로 ‘확 달라진 기초체력’을 꼽았다.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올 2월 말까지 경기도골프협회장 추천을 받아 전남 순천에서 20여 명의 선수들이 합숙하며 스쿼트, 달리기 등 특별훈련을 한 것이 장타와 정타에 큰 도움이 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샷을 할 때 하체가 운동하기 이전보다 더 견고하게 받쳐주는 느낌이 확실히 든다”며 “끝까지 긴장하지 않고, 또 겁먹지 않고 치면 톱5는 가능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2013년 5월 입회한 그가 겨울 기간 골프를 위해 특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전날 열린 1라운드를 호령한 이승연(21)도 체구는 작지만 둘째가라면 서러운 장타자다. 키가 160㎝이지만 270야드를 쉽게 치는 괴물급 장타자다. 시즌 공식 드라이브 비거리는 258.5278야드로, 김아림(264.6875야드)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다. 1라운드 때는 2번홀(파4)에서 트리플 보기를 범하고도 버디를 10개나 잡아 7언더파 단독 선두로 첫날을 시작했다. 비거리를 키로 나눠 키 1㎝당 비거리를 계산하면 압도적이다. 1.6125야드로 김아림(1.5085야드)을 앞선다. 하민송이 1㎝당 비거리가 1.5555야드로 두 선수 사이다. 이승연은 버디 10개를 잡아낸 첫날과 달리 둘째 날 오버파를 치는 ‘널뛰기’ 라운드를 했다. 전날 달아올랐던 샷감이 갑작스럽게 엉켰다. 더블보기 1개에 보기 4개를 내주고 버디는 1개밖에 잡아내지 못했다. 이승연은 “골프가 그런 것 같다. 다시 샷감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키가 162㎝인 루키 이소미(20)도 비거리 경쟁에서는 결코 ‘언니’들에게 밀리지 않는다. 이번 시즌 드라이브 비거리 253.3333야드로 6위에 올라 있다. 1㎝당 비거리는 1.5617야드에 달한다. 이번 대회에서도 갤러리들에게 호쾌한 사이다 장타를 여러 차례 선보였지만 정타가 뒷받침되지 않은 탓에 순위는 중위권(2오버파)에 머물렀다.
포천힐스CC=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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