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법률방] 자전거 타다 넘어져서 척추를 다쳤는데…보험금을 반만 준다고 합니다

입력 2019-06-23 07:11   수정 2019-06-23 10:15

개인보험 '후유장해보험' 가입 여부 꼼꼼히 확인해야
"수술하지 않아도 장해보험금 받을 수 있어"




몸이 불편한, 이른바 장애를 갖게 되는 경우는 선천적이 많을까요 후천적이 많을까요? 보건복지부 통계 ‘장애 원인별 분포도’에 의하면 후천적 질환인 질병 55.1%, 후천적 사고인 상해 35.4%, 선천적 원인 4.6%, 원인불명 4%, 출산원인 0.9% 등입니다. 선천적인 이 이유보다는 후천적인 원인으로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가 90% 이상입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후천적인 불의의 사고 및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뜻이기도 합나다.

흔히들 '장해보험금'이라고 하면 교통사고나 산재사고를 원인으로 하는 고도장해나 국가에서 인정하는 국가장애인으로 등록되어야지만 지급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렇다보니 일상생활에서 흔히 발생하는 낙상사고나 골절사고 또는 질병에 의한 후유장해에 대해서는 후유장해보험금이 보상 되는지를 몰라서 못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작 본인이 가입한 개인보험이 있는데도 말이죠.

생명·손해보험 약관에서 [장해분류표]상 '장해'라 함은 상해 또는 질병에 대하여 치유된 후 신체에 남아 있는 영구적인 정신 또는 육체의 훼손상태 및 기능상실 상태를 말합니다. 다시말해 개인보험에서 말하는 장해란 상해와 질병 모두를 의미합니다. 개인보험의 상해(재해)후유장해 특약 또는 질병후유장해 특약을 가입한 사람은 누구나 후유장해보험금의 혜택을 볼 수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됩니다.

생명·손해보험 약관 장해분류표에서 신체부위별 후유장해는 다음과 같습니다. 생명.손해보험 약관 장해분류표상 신체장해는 13개 부위(① 눈, ② 귀, ③ 코, ④ 씹어먹거나 말하는 기능, ⑤ 외모, ⑥ 척추(등뼈), ⑦ 체간골, ⑧ 팔, ⑨ 다리, ⑩ 손가락, ⑪ 발가락, ⑫ 흉.복부장기 및 비뇨생식기, 신경계.정신행동)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장해보험금은 가입을 하고도 제대로 못 챙기는 대표적인 보험금으로 꼽히기도 합니다. A씨 역시 생명·손해보험의 재해상해후유장해 보험이 가입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후유장해보험금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A씨는 한강에서 자전거를 타다 혼자 넘어져서 흉추 12번(T12) 압박골절 진단받았습니다. 병원에서 치료 후 물리치료와 보조기착용 등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술을 시행하지 않았습니다. 장해보험금까지는 해당되지 않더라도 보험에서 병원에 지불한 치료비라도 제대로 지급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A씨가 가입한 보험회사에서 손해사정 후 병원 치료비의 50% 정도만 지급했다고 합니다. 보험회사의 청구보험금(병원 치료비) 감액 지급 사유는 이러했습니다. 해당 보험 약관상 척추는 사고관여도를 산정하여 보험금이 지급되도록 명시되어 있다는 겁니다. A씨의 경우 기왕증(골다공증)이 골절에 50%정도 관여하였다는 사유로 병원비(실비)도 50%만 지급?다는 설명이었습니다.

A씨는 보험회사의 손해사정 결과에 수긍해야 하는건지, 병원비 외(外) 후유장해보험금 등을 추가로 받을 수는 없는지 궁금합니다.

[보험 법률방]

보험 법률방의 김현철 채움손해사정 대표입니다. 우선 수술을 하실 정도는 아니지만 척추 압박골절로 인해 당분간 상당한 통증 등으로 거동이 불편한 점이 상당히 많을 것으로 생각욉니다. 일단 꾸준히 치료에 전념하시기를 권유합니다.

A씨의 진단명인 척추 압박골절(경추, 흉추, 요추 등)의 경우 자전거사고, 낙상사고, 추락사고, 교통사고 등 일상생활에서 누구에게나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상해 진단명입니다. 척추 압박골절은 말그대로 척추뼈가 압박되면서 납작하게 찌그러지면서 골절이 된 것입니다.

척추는 수많은 신경들이 지나고 있는 척수를 보호하고 몸의 중심을 잡아주며 두 발로 서서 걷거나 뛸 수 있도록 기둥 역할을 하는 아주 중요한 신체 기관입니다. 따라서 척추의 압박골절 진단시 극심한 가슴 또는 허리 통증 등이 동반되기 때문에 척추체풍선성형술 또는 척추유합술 등의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압박률 및 증상에 따라 수술보다는 보존적 치료가 권장되는 경우에는 반드시 수술을 시행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러한 경우 대부분의 보험가입자들은 병원비인 실손보험금과 입원보험금, 골절보험금만 청구하고 더 이상의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A씨가 바로 이런 경우라고 생각됩니다. 더군다나 병원비의 절반 정도만 지급됐으니 앞으로의 치료비에 대한 부담도 만만치 않았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실제 보상 실무에서는 이러한 수술을 시행하지 않은 척추 압박골절의 경우도 개인보험의 상해후유장해 검토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척추(경추, 흉추 요추, 제1천추 동일부위) 관절은 기본적으로 S자 형태로 약간의 만곡이 있습니다. 상해 사고로 인하여 척추체(척추체 몸통)의 압박골절이 발생하게 되면 그로 인하여 척추체 각도에 변화가 생기면서 만곡변화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러한 만곡변화를 감안해 생명·손해보험 약관은 척추 압박골절은 수술 유무와는 상관없이 척추 전만증, 측만증 또는 후만증의 변화 정도 및 압박률에 따른 장해지급률을 최저 15% ~ 최대 50% 까지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A씨가 재해(생명)·상해(손해) 후유장해 보험에 가입되어 있고 사고일로부터 일정 기간이 경과한 시점에 척추기형(전만증, 측만증, 후만증 등)이 남은 사실이 의학적으로 인정된다면, 보험회사로부터 재해/상해 후유장해보험금을 추가로 보상받으실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더 놓지지 말아야 하는 사실이 있습니다. 만약 A씨가 생명·손해보험 일반재해(상해)후유장해 특약 외 교통재해(상해)후유장해 특약에 가입되어 있다면, 교통재해(상해)후유장해보험금도 추가로 받을 수 있습니다. 생명·손해보험 교통재해(상해)후유장해 특약상 ‘자전거’는 ‘기타 교통수단’에 해당됩니다. 자전거를 타다 넘어지는 사고도 교통재해(상해)에 해당돼 보험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몰라서 못챙기는 보험금은 A씨 뿐만이 아닙니다. 보험은 누구나 가입하고 있고, 심지어 10년 넘게 납입했는데, 보험금 혜택을 못받는 경우는 많습니다. 보험연구원이 2018년 리서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가구당 보험가입률은 98.4%로 국민 10명중 9명 이상은 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손보험이나 암보험은 누구나 당연히 받아야 할 보험금으로 생각합니다. 내가 가입한 후유장해 보험의 경우 10~20년 넘게 비싼 보험료를 납입하고도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몰라서 후유장해보험금을 못받은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보통 재해상해특약의 후유장해보험금은 보험기간 중 재해(상해)를 직접적인 원인으로 장해분류표에서 정한 장해지급률 3% 이상 100%이하(일부 80%이하)에 해당하는 장해가 발생한 경우 특약 보험가입금액에 해당 장해지급률(%)을 곱한 금액을 지급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만약 1억원의 재해상해후유장해 특약에 가입되어있다면 재해로 인하여 장해지급률 10%의 후유장해가 발생시 1000만원(1억원 * 10% )의 후유장해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실제 보상사례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B씨(女의, 67세) 경우 자택 화장실에서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A씨와 같은 진단명인 흉추 12번(T12) 압박골절 진단받았습니다. B씨 또한 주치의의 판단하에 수술은 시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입원 치료 후 보험회사에 실손보험금을 청구했더니, A씨와 마찬가지로 기왕증(골다공증)을 감안하여 병원비의 60%만 지급 받았습니다.

그러나 B씨의 경우 주치의로부터 흉추 12번(T12) 압박골절에 대한 사고관여도는 100%이며, 흉추 12번(T12) 압박골절로 인한 척추체의 후만변형이 50도 정도라는 후유장해진단서(척추에 심한 기형을 남긴 때, 장해지급률 50%, 영구장해)를 발급받았습니다. 그리고 이를 보험사에 제출해 생명·손해보험의 후유장해보험금을 추가로 지급받을 수 있었습니다. 기존 기왕증(골다공증)을 감안해 감액 지급된 병원비의 차액도 추가로 받게 됐습니다.

'후유장해보험금 1억원 가입 * 압박골절 장해지급률(50%) = 5000만원 지급' 이러한 수식이 성립되는 셈입니다. 다만 사고내용, 사고관여도, 기왕증, 척추기형 정도에 따라 장해보험금 결정되는 점은 유념해야 합니다.

답변= 김현철 채움손해사정 대표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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