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 담판 앞두고 서로 압박
폭스콘, 애플 공장 대만 이전 제안
[ 강동균/주용석 기자 ]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미 상무부를 상대로 “자사 장비를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미 상무부는 화웨이에 이어 중국의 슈퍼컴퓨터 관련 기업 다섯 곳을 거래제한 명단(블랙리스트)에 올렸다.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무역 담판을 앞두고 상대방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지난 21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화웨이는 자사의 통신장비를 압류한 미 상무부를 상대로 워싱턴 연방법원에 소송을 냈다.
화웨이 측 변호인에 따르면 화웨이는 2017년 7월 중국에서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연구소로 컴퓨터 서버와 이더넷 스위치 등 통신장비를 보냈다. 연구를 끝낸 뒤 이들 장비를 다시 중국으로 돌려보내는 도중에 미국이 알래스카에서 장비를 몰수했다.
화웨이는 미국 측이 해당 장비를 중국으로 운송하는 데 수출 허가가 필요했는지와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해당 장비는 미국의 통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고 미국 이외 지역에서 제작된 것이어서 별도의 운송 허가 신청이 필요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미 상무부는 이에 관해 별도의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미 상무부는 이날 중커수광과 하이곤, 청두하이광회로, 청두하이광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테크놀로지, 우시장난컴퓨터테크놀로지연구소 등 중국의 슈퍼컴퓨터 제조 관련 기업 및 연구소 다섯 곳을 거래제한 명단에 올렸다. 거래제한 명단에 오르면 미국 기업과 제품 및 부품 거래를 자유롭게 할 수 없다. 미 당국의 사전 승인을 거쳐야만 제한적인 거래가 허용된다. 상무부는 “이들 기업은 미국의 국가 안보와 외교적 이익에 결정적인 위험을 가하고 있거나 (장래에) 가할 수 있다”고 제재 이유를 설명했다.
상무부에 따르면 중커수광은 고성능 컴퓨터를 활용해 다양한 군사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우시장난컴퓨터테크놀로지연구소는 중국 인민해방군 총참모부가 소유하고 있으며 중국군의 현대화를 지원하는 것을 임무로 하고 있다.
한편 애플 아이폰의 세계 최대 위탁생산업체인 대만 폭스콘의 창업자 궈타이밍 전 회장은 애플에 중국에서 대만으로 생산설비를 이전할 것을 요청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이날 보도했다. 궈 회장의 발언은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애플이 공급업체에 중국 공장의 동남아시아 이전을 검토할 것을 요구했다는 보도에 이어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궈 전 회장은 다만 구체적인 이전 대상 생산설비 규모와 이전 방법 등에 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내년 대만 총통선거 출마를 선언한 그는 최근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여전히 폭스콘의 최대주주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베이징=강동균/워싱턴=주용석 특파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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