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아들자랑으로 촉발된 KT 취업 특혜 논란이 장기화되고 있다.
황교안 대표는 지난 20일 숙명여대 1학년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특강에서 "취업을 원하는 기업에 '어떤 인재를 원하는지 문의해 본 적이 있냐'"면서 자신의 아들이 학점 3.0 미만에 토익 800점으로 대기업에 취업했다고 밝혔다.
이후 많은 대기업들이 요구하는 최저 학점과 토익 점수에도 미치지 못하는 황교안 대표의 아들이 대기업인 KT에 어떻게 입사한 것인지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더욱이 황교안 대표의 아들은 KT 새노조에서 올해 3월 취업 특혜 의혹을 제기했던 인물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의심의 목소리가 커졌다.
논란이 커지자 황교안 대표는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아들 학점은 3.29점, 토익은 925점"이라고 해명했다. 연세대 법대를 졸업한 황교안 대표의 아들이 실제로는 평균 이상의 학점과 토익 점수의 소유자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황교안 대표의 거짓말 논란이 불거졌다.
일각에서는 "청년들에게 상처를 준 발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황교안 대표는 24일 국회 최고위원회를 마친 뒤 "낮은 점수를 높게 얘기했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 반대도 거짓말이라고 해야 하나"라고 말했다. 기자들이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인가"라고 질문하자, "말씀드린 그대로 이해해주면 좋겠다"면서 이처럼 답했다.
KT 새노조는 황교안 대표의 아들이 입사 후 인사 특혜를 받았다는 주장도 했다. 마케팅 직군으로 입사해 영업직에 10개월 있다가 요직인 법무팀으로 옮긴 것을 문제 삼은 것. 당시 KT 이석채 전 회장 등이 배임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었고, 황 대표는 법무부 장관이었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이에 KT 측은 "황교안 대표의 아들이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고, 부서 간 이동은 자유롭다"고 해명했다.
황교안 대표의 발언으로 시작된 특혜 논란은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KT 부정 채용 의혹으로도 번지고 있다. KT는 2012년 신입사원 채용 당시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의 딸을 포함해 총 11명을 부정 채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석채 전 KT회장이 관련 혐의로 지난 19일 첫 공판을 진행하기도 했다.
김성태 의원도 지난 21일 서울남부지검에서 딸 채용비리 피의자 신분으로 비공개 소환 조사를 받았다. 김성태 의원의 딸은 원서조차 내지 않고 KT에 입사한 정황이 발견돼 채용 비리의 주인공이 됐다.
KT 새노조 측은 김성태 의원의 비공개 소환 조사에 대해 논평을 내고 "딸 채용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김성태 의원의 뒤늦은 비공개 소환조사는 검찰 스스로 수사의지 없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검찰은 김 의원 딸이 서류조차 내지 않고도 합격한 사실이 드러났고, 점수를 조작해서 합격시켰음이 확인되었으며 이를 가능하게 한 배경에 김성태 의원이 당시에 국정감사에서 이석채 KT 전 회장의 출석을 막은데 있다는 진술을 확보했음에도 수사 초점을 KT 인사 관련 실무자들의 점수조작에 맞추었을 뿐, 인사 청탁과 권력 비호가 작동하던 2012년 상황에 대한 총체적 수사로 나아가지 못했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어 "김 의원이 기소되지 않고 무혐의 처분된다면 항소 등을 통해 끝까지 진실을 밝히기 위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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