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참담한 심정. 아픈 만큼 성숙"
배우 송중기-송혜교 결혼 2년만에 이혼 절차
배우 송중기와 송혜교가 이혼에 합의하고 법원에 이혼조정 신청을 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드라마 관계자 및 팬들은 충격에 빠졌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 당시 미리 결혼을 알렸던 것과는 달리 현재 출연 중인 '아스달 연대기' 관계자나 홍보사에는 이혼을 미리 귀띔하지 않았다.
법률 대리인이 이혼조정 신청서를 제출한 26일에도 송중기는 전혀 아무런 내색 없이 연극을 관람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중기 측 박재현 변호사는 27일 오전 9시경 보도자료를 통해 "송중기 씨를 대리하여 26일 서울가정법원에 이혼조정신청서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보통 합의 이혼 과정에서 부부 당사자는 두 차례 필수적으로 법원에 출석해야 하는데 대중들의 시선을 의식해서 법률 대리인이 이를 대신한 것.
법무법인이 밝힌 송중기 입장문에는 "저를 사랑해주시고 아껴주시는 많은 분들께 좋지 않은 소식을 전해드리게 되어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전한다"라며 "저는 송혜교 씨와의 이혼을 위한 조정절차를 진행하게 되었다"고 적었다.
이어 "두 사람 모두 잘잘못을 따져가며 서로를 비난하기보다는 원만하게 이혼절차를 마무리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사생활에 대한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말씀드리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리고, 앞으로 저는 지금의 상처에서 벗어나 연기자로서 작품 활동에 최선을 다하여 좋은 작품으로 보답하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송혜교 소속사 UAA코리아 측은 공식입장을 통해 "당사 배우 송혜교 씨는 남편과 신중한 고민 끝에 이혼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송혜교의 법률대리인인 법률사무소 지명의 박영식 변호사는 이날 오후 "송혜교 씨와 송중기 씨는 이혼을 하기로 합의하였고, 그에 따라 이혼절차 진행을 위하여 서울가정법원에 이혼조정신청서를 접수한 상황이다. 양측은 이미 이혼에 합의한 상태로, 이에 따른 조정 절차만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단 3줄에 불과한 입장문에 "양측이 이미 이혼에 합의했다"는 문장은 두 번이나 강조돼 있어 소송으로 발전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법조인들은 "합의가 전부 된 것 일수도 있고 큰틀에는 합의했으나 세부적인 내용이 아직 합의가 되지 않아 조정절차에서 합의를 원하는 것일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송중기와 송혜교는 2017년 10월 31일 결혼식을 올린 뒤 1년 8개월 만인 27일 이혼조정 신청을 통해 정식 이혼을 위한 공식 절차에 돌입했다. 함께 살던 신혼집은 이미 오래 전 정리됐으며 별거를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팬들도 충격을 수습하고 공식 성명문을 발표했다.
이혼 발표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디시인사이드 국내 드라마 갤러리에서는 송중기 송혜교의 이혼에 대해 팬들이 성명문을 발표, 두 사람의 행보에 안타까워하면서도 격려와 응원의 뜻을 전했다.
다음은 디시인사이드 드라마 갤러리 입장문 전문.
국내 드라마를 좋아하는 팬들이 모여 서로 소통하고 공감을 형성하는 커뮤니티 ‘기타 국내 드라마 갤러리’는, 2016년 방영되었던 KBS2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종영된 이후에도 꾸준히 해당 작품에 대해 소통을 이어 나가는 대표적인 공간입니다.
금일 송중기-송혜교 부부의 소식을 접하고, 너무나도 참담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기에 공식적으로 성명문을 발표합니다.
송중기-송혜교 부부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통해 연인으로 발전해 2017년 10월에 결혼했으며, 당시 많은 국민들로부터 열화와 같은 성원을 받은 바 있습니다.
송중기-송혜교 부부의 모습은 너무도 아름답고 황홀했으며, 마치 예술 작품 속의 절경에 매료되는 듯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또한 두 사람은 천생연분 그 자체였기 때문에 오늘의 소식을 접하리라고는 꿈에도 상상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무릇 사람의 인연이란 하늘이 정한다고 하였기에 서로를 너무 자책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아픈 만큼 성숙한다.'라는 말이 있듯이, 분명 훗날엔 오늘의 아픔을 잊게 할 좋은 일들이 찾아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기타 국내 드라마 갤러리 일동은 송중기-송혜교 부부가 앞으로 각자의 인생에서 좋은 작품을 통해, 밝은 모습으로 팬들 앞에 서 주길 간절히 바라는 바입니다.
끝으로 두 사람의 소식에 많이 침통해하고 있을 국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진심 어린 마음을 담은 글을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사랑했던 사람과의 이별은 반드시 상처를 남긴다.
가장 큰 이유는, 서로가 서로에게 속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한때 내 일부였기 때문이며, 나는 한때 그 사람의 일부였기 때문이다.
우리 안에 머물다가 자취를 감추는 것들은 조용히 사라지지 않는다.
세월 속으로 멀어지면서 무언가를 휙 던져 주고 떠나간다.
그러면 마음에 혹 하나가 돋아난다.
세월이라는 칼날로도 잘라 낼 수 없는 견고한 상처의 덩어리가 솟아난다.
이별의 대상은 한때 내 일부였으므로 내게서 무언가를 도려내 달아나기도 한다.
그러면 가슴에 구멍이 뚫린다.
그 무엇으로도 메울 수 없는 커다란 허공이 만들어진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나는 겨우 깨닫는다.
시작되는 순간 끝나 버리는 것들과
내 곁을 맴돌다 사라진 사람들이
실은 여전히 내 삶에 꽤 깊이 관여하고 있다는 것을.
지금 나를 힘들게 하는 것 가운데 상당수는
지난날 나를 행복하게 해 주었다는 사실을.
무릇 가장 소중한 것이 가장 먼 곳으로 떠나간다.
그러므로 서로가 세월이라는 강물에 휩쓸려 떠내려가기 전에,
모든 추억이 까마득해지기 전에,
우리는 곁에 있는 사람들을 부단히 읽고 헤아려야 한다.
여전히 많은 것이 가능하다.
우린 늘, 다시 시작할 수 있다."
- 이기주, ≪한때 소중했던 것들≫ 中
2019년 6월 27일
기타 국내 드라마 갤러리 일동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