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융복합산업 메카' 경기 수원시
국제회의도시 지정 추진
[ 윤상연 기자 ]
올해 ‘시 승격’ 70주년을 맞은 수원시는 광복 전후 농업과 우시장을 기반으로 한 상업도시였다. 1800년대 정조대왕이 내탕금(임금의 개인 돈) 3만 냥으로 화서동에 서호 등 2개의 저수지를 만들어 물 걱정 없이 농사를 지어 남문시장에 내다 팔게 했다. 1905년 경부철도 부설로 전국 상인이 모이는 교통 요충지로 변모하면서 수원 우시장은 한 해 2만 마리의 소를 거래하는 전국 3대 우시장으로 성장했다. 1949년 수원군 수원읍에서 시로 승격된 이후 서서히 제조업 도시 면모를 갖췄다. 1960년대 중·후반 SK의 모태인 선경직물이 성장하고 매탄동에 삼성전자가 들어서면서 협력사 공장이 몰려들어 제조업 도시로 명성을 얻었다. 협력사들의 입주로 시 승격 당시 5만2000명이던 인구는 1980년대 초 31만여 명으로 늘었고, 2018년 말 기준 124만2212명으로 인구 수에서 전국 최대 기초자치단체로 성장했다. 1980년대부터 매탄동 동수원택지개발을 시작으로 2010년 6만 명을 수용하는 광교신도시까지 도시개발이 본격화됐다.
수원시가 비약적 발전을 이룬 데는 세계 3대 반도체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전자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삼성전자는 수원디지털시티 연구소도 준공해 수원이 첨단 연구기업 도시로 성장하는 기반을 제공했다. 수원시는 지난 3월 ‘수원컨벤션센터’를 개관했다. 융복합 마이스(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산업으로 도시산업 생태계를 글로벌 수준으로 구축하기 위해서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수원컨벤션센터를 중심으로 숙박 관광 쇼핑 등 다양한 산업에 영향을 미쳐 새로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주목받는 마이스산업과 16개 지식산업센터를 활성화해 수원을 글로벌 도시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수원컨벤션센터는 미래 먹거리
수원시는 경기 남부지역에 처음 개관한 수원컨벤션센터를 마이스산업의 중심지로 발전시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한 미래 먹거리 창구로 활용할 계획이다. 수원컨벤션센터는 사업비 3324억원을 투입해 광교신도시에 지하 2층~지상 5층, 연면적 9만7602㎡ 규모로 건립했다. 컨벤션·전시·이벤트홀과 28개 회의실을 갖췄으며 핵심 시설인 컨벤션홀은 한 번에 7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올해 말까지 전시홀 대관 예약률이 80%에 이른다. 부대시설로 2020년 1월 준공 예정인 288실의 호텔을 비롯해 백화점, 아쿠아리움 등도 짓고 있다. 지하철 신분당선 광교중앙역과 서울역·강남역으로 가는 광역버스 등 편리한 교통 인프라도 갖췄다.
수원시는 컨벤션센터에 대규모 국제회의, 전시 등을 유치해 첨단 융복합산업을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올 하반기 정부에 국제회의도시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국제회의도시 지정을 받으면 국제회의 유치·개최 사업의 일부 또는 전부를 국비로 지원받을 수 있다. 이상균 수원시 공보관은 “컨벤션센터 개관을 계기로 고부가가치 마이스산업 기반을 더욱 튼튼하게 구축해 첨단 연구도시 이미지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민간 연구소와 지식산업센터 활성화
수원시는 그동안 첨단도시 전환을 위해 대기업 연구소 유치와 첨단지식산업센터 건립이라는 투 트랙 정책을 펼쳐왔다. 삼성전자 수원디지털시티 연구소는 지난해 12월 매탄동에 22만8111㎡ 규모로 완공했다. 연구소에는 전자, SDI, 정밀화학 등 4개사 연구소가 들어섰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3년 6월 디지털, 모바일, 부품소재연구소 등 5개 연구소도 준공했다. CJ제일제당 통합연구소 블로썸파크도 지난해 11월 광교테크노밸리에 들어섰다. 수용 인원 1000여 명에 연면적 13만5000㎡ 규모인 연구소에는 식품·제약·바이오·동물생명연구소 등 CJ그룹의 연구개발(R&D) 조직이 모두 입주했다. 이외에 세계적 화합기업인 한국BASF 글로벌 연구소가 성균관대 연구동에 들어섰다. SKC 첨단중앙연구소가 자리잡았다. 수원시는 오는 8월 영통구 신동에 첨단 정보기술업체 등 110개 업체가 입주하는 ‘에이스 하이엔드타워 영통’ 지식산업센터 공사를 마무리한다. 이어 9월에는 팔달구 인계동의 ‘엠제이아이티밸리’에도 131개 업체가 입주한다. 기존 팩토리월드 디지털엠파이어 등 16개 지식산업센터에는 첨단 정보기업 등 3450개 업체가 입주해 기업 활동을 하고 있다. 수원시에는 공장 면적이 495㎡ 이상으로 의무적으로 등록해야 하는 기업이 1250개 있다. 원영덕 수원시 경제정책국장은 “대기업 첨단 연구소와 지식산업센터를 활성화해 수원시를 드론(무인항공기), 로봇, 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 중심의 첨단도시로 탈바꿈시켜 일자리가 넘치는 도시가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관광산업도 육성
수원시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이 있다. 수원화성은 조선 22대 정조대왕 재위 20년(1796년)에 완공됐다. 올해 축성 223주년을 맞는다. 조선의 개혁군주였던 정조가 국내 처음으로 조성한 계획도시다. 화성을 중심으로 팔달문시장, 영동시장, 미나리광시장 등 9개 전통시장으로 구성된 남문시장이 자리하고 있다. 수원화성과 전통시장이 붙어 있어 역사·문화·관광을 한 곳에서 즐기려는 내·외국인 관광객에게는 필수 관광코스다. 수원을 찾는 연간 관광객은 800만~900만 명에 달한다.
수원시는 ‘관광도 산업이다’를 모토로 관광산업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먼저 수원화성과 화성행궁 등 전통 문화재가 밀집한 지역 특색을 살려 한옥타운을 조성 중이다. 시는 한옥타운을 전략적인 관광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영화 ‘극한직업’으로 더욱 유명해진 팔달문시장 내 통닭거리도 전통시장 환경개선 사업을 통해 깨끗한 거리로 변화해 관광객이 늘고 있다. 호수 주변 30~40층 아파트와 건물이 들어서 마천루를 이루고 있는 광교호수공원도 새로운 관광명소로 육성하고 있다. 수원시는 유명 조각품 등 관광객 유치를 위한 시설물을 보완하고 있다.
수원=윤상연 기자 syyoon11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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