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박스 '나랏말싸미' 순제작비 100억원대
각기 다른 색깔 매력 예고
'스파이더맨', '라이온킹' 디즈니 공습, 관건
블록버스터의 계절 여름이 왔다. 여름방학 시즌을 맞아 무더위를 피해 극장을 찾는 관객을 잡을 텐트폴 영화들이 속속 선보여지고 있다.
여름 시즌은 매년 1000만 영화가 탄생하는 놓칠 수 없는 기회다. 때문에 국내 4대 투자배급사로 불리는 CJ엔터테인먼트와 롯데엔터테인먼트, 쇼박스, NEW 등이 명운을 걸고 기대작들을 선보여왔다. 올해엔 롯데에서 '사자', CJ에서 '엑시트, 쇼박스에서 '봉오동전투'를, 최근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메가박스에서 '나랏말싸미'를 예고했다.
190억 원 '봉오동 전투'를 제외하곤 '엑시트'와 '사자'가 각각 140억 원과 147억 원, '나랏말싸미'가 130억 원으로 100억 원대 초중반의 총제작비가 투입됐다. 마케팅 비용과 높아진 인건비 상승 등을 고려하면 '중급' 체급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각자의 뚜렷한 색깔로 극장가를 사로잡겠다는 각오다.
◆ 뭘 좋아할지 몰라 다 준비해봤어
여름 시즌을 여는 첫 작품은 오는 7월 24일 개봉하는 '나랏말싸미'다. 훈민정음 서문에서 따온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과정을 다룬다. 영화 '사도'의 시나리오를 쓴 작가이자 베테랑 제작자인 조철현 감독이 15년 동안 준비한 연출 데뷔작이다. 영화 '기생충'에서 백수 가족의 가정이었던 송강호가 세종대왕 역을 맡았고, 배우 박해일이 그를 돕는 신미 스님 역을 맡았다.
재난 영화 '엑시트'와 오컬트 장르인 '사자'는 7월 31일 같은 날에 맞붙는다.
'엑시트'는 청년 백수 용남과 그의 대학 후배가 원인모를 유독 가스로 뒤덮인 도시에서 펼쳐지는 재난 탈출기다. 용남 역엔 조정석, 의주 역엔 윤아가 발탁됐다. 재난 상황을 너무 진지하거나 무겁지 않게 풀어냈다는 평이다. 연출자인 이상근 감독은 신예 감독들의 등용문인 미쟝센 단편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 및 심사위원 특별상을 3회나 석권한 실력자로 알려져 더욱 기대를 모은다.
'사자'는 격투기 챔피언과 구마 사제가 악에 맞선다는 설정이다. 박서준이 챔피언 용후, 안성기가 구마 사제, 우도환이 절대 악으로 등장한다. '청년경찰'로 2017년 565만 관객을 모았던 김주환 감독과 재회한 박서준은 고난도 액션을 소화하며 연기 변신을 선보인다.
'봉오동 전투'는 3.1운동 100주년인 올해 더욱 돋보이는 작품이다. 봉오동 전투는 1920년 6월, 만주 지역에서 한국 독립군과 일본군 사이에 벌어진 최초의 대규모 전투로 기록돼 있다. 이 전투의 승리로 1920년대 독립전쟁이 더욱 활발해지는 계기가 됐다.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 중 대규모 전투를 그리는 첫 작품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8월 7일 개봉.
◆ 할리우드 대작 '스파이더맨'·'라이온킹' 흥행 관건
할리우드 경쟁작들의 기세도 거세다.
'어벤져스:엔드게임'에 '알라딘', '토이스토리4'까지 올 상반기 극장가를 주름잡았던 디즈니는 실사 영화 '라이온 킹'을 선보인다. 여기에 영화 '스파이더맨:파 프롬 홈'은 '어벤져스:엔드게임' 그 뒤의 이야기를 선보인다는 점에서 관심을 자극하고 있다.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은 7월 2일 0시에 개봉한다. 개봉 하루 전날인 1일 스파이더맨 피터 파커 역의 톰 홀랜드와 정체불명 조력자 미스테리오 역의 제이크 질렌할이 내한하며 공격적인 홍보에 나선다. 판권 문제로 소니 픽쳐스에서 배급하지만,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와 연계로 어벤져스의 서사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국내 마블 팬들의 팬덤이 결집될 것으로 기대된다.
'라이온 킹'은 미국보다 이틀 빠른 7월 17일, 한국에서 먼저 개봉한다. 1994년 애니메이션만으로도 북미 및 전세계에서 당시 최고 흥행 기록과 박스오피스 1위 기록을 세우며 이 기록은 아직까지도 역대 북미 G등급(국내 전체 관람가)의 역대 흥행 기록인 전설로 남아있다.
'곰돌이 푸', '덤보', '알라딘' 등 올해 실사 프로젝트를 꾸준히 선보였던 디즈니가 여름 시즌을 겨냥한 작품으로 '라이온 킹'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자신감을 엿볼 수 있다.
여기에 애니메이션 '마이펫의 이중생활2'가 7월 31일, '앵그리버드2: 독수리 왕국의 침공'이 8월 개봉한다. 8월 15일 시즌 9편을 맞는 '분노의 질주:홉스&쇼'도 한국 관객을 만난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과 브래드 피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만남으로 화제가 된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도 8월 말 개봉이 확정됐다.
◆ 공생 or 공멸, 결국엔 "재미"
올해 첫 1000만 영화 '극한직업'의 기록적인 흥행 비법을 꼽을 때 "대진운"이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지난해 추석 시즌 한꺼번에 개봉했다가 공멸한 경험이 설 시즌까지 이어졌고, 다른 투자배급사들이 눈치작전을 펼치면서 이렇다할 경쟁작 없이 극장가를 점령했다.
올 여름 극장가 경쟁은 지난해 추석 시즌 이후 펼쳐지는 치열한 경합이다. 지난해 절대강자 '신과함께:인과 연'의 등판으로 몸을 사리던 지난해 여름과 달리 각자의 개성이 담긴 영화로 관객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2015년 여름 '암살'과 '베테랑' 2편의 1000만 영화가 탄생했던 것처럼 올해에도 순익분기점을 넘어 흥행신기록이 나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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