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북한 정상의 '판문점 깜짝 회동' 가능성이 급물살을 타면서 전 세계 이목이 한반도에 쏠리고 있다.
양국뿐 아니라 한국까지 3자 정상회동이 성사된다면 판문점은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지난해 4월에 이어 또 한 번 냉전구조 해체 동력의 발원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방한에 앞서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비무장지대(DMZ) 회동을 제안했다.
북한의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반나절 만에 발표한 담회를 통해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이에 미·북 정상의 판문점 회동이 일단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판문점 미·북 정상 회동이 성사되고 문재인 대통령이 합류하면서 남북미 3자 정상회동으로 커질 가능성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남북미 3자 정상의 회동이 이뤄지면 지난해 4·27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때부터 한국 정부가 종전선언과 결부시켜 추진해온 '빅 이벤트'가 다소 예상치 못한 국면에 성사되는 셈이다.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이 추진되면서 미·북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나는 시나리오가 거론 돼 왔지만, 그동안은 회의적인 전망이 컸다.
하지만 파격을 일상화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현안에 대한 양국간 입장 차이 속에서도 친서외교를 통해 상호 신뢰를 이어오다 급기야 다수의 예상을 깨고 새로운 외교적 가능성의 문을 연 양상이다.
우선 전쟁을 치른 '적대국' 사이인 북한과 미국의 정상이 남북 분단의 선이자, 마지막 남은 냉전의 경계선상에서 만나 악수한다면 그것이 주는 상징성은 특별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일단 트럼프 대통령이 DMZ를, 최 제1부상이 '분단의 선'을 언급하고 있지만 정상들 간의 만남이 이뤄진다면 판문점이 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짧은 조우라고 하더라도 정상 간의 만남인 만큼 '평화의 집'과 '통일각' 등 격식을 갖출 수 있는 공간을 가진 군사분계선 상의 지역은 판문점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이미 작년 6월과 지난 2월 두차례 싱가포르와 하노이에서 각각 정상회담을 했지만 판문점에서 만나는 의미는 앞선 두 차례 회동과는 또 다르다는 게 외교가의 평가다.
북한 비핵화를 새로운 미·북 관계 수립 및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병행해 추진한다는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 공동성명의 구도를 재확인하고, 1950년 6·25전쟁 발발 이후 70년 가까이 지나도록 이루지 못한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의 의지를 확인하는 면에서 우선 상징적 의미가 크다.
특히 판문점은 북한과 미국의 대표가 정전협정에 서명해 현재의 분단구조를 고착시킨 장소이기도 하다.
이뿐 아니라 지난 2월 말 하노이에서의 2차 미·북 정상회담 이후 기로에 선 듯했던 비핵화 및 평화체제 협상에 새로운 동력을 공급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북, 남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이 성사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말대로 짧게 악수만 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최소한 미·북 협상에 대한 기본적 구상을 교환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처럼 정상들이 대화 의지와 상호 간의 신뢰를 재확인하면 자연스럽게 회담의 문이 열리면서 지난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냉각된 한반도 정세가 풀려나갈 것이라는 기대섞인 예상도 나온다.
다만 전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판문점 미·북 정상회동은 1박2일(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체류 기간)이라는 시간의 한계를 넘어야 한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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