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주기의 글로벌 경기 소순환이 절반쯤 지나 변곡점에 이르렀습니다. 무역갈등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과 중국이 경기 부양 정책을 펼친다면 4분기부터 경기가 반등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박희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
증시 전문가들은 한국경제신문사가 지난 29일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연 ‘2019 한경 주식투자 강연회’에서 하반기 경기 반등을 전망했다. 미·중 무역 분쟁에 의한 충격이 완화되는 과정에서 금리 인하와 인프라 투자 등으로 새로운 투자 기회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하는 시점에 주목하고 성장주·신흥국 투자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왔다.
◆하반기 인프라 투자 기대
박희찬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고정투자가 위축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며 “하반기 무역 갈등이 완화되는 과정에서 미국과 중국이 투자 확대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재선을 앞두고 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박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공약한 감세는 적극적으로 펼쳤지만 대규모 인프라 투자는 하지 못했다”며 “미국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수록 세계 경기가 반등할 가능성은 커진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통한 인프라 투자로 미국의 압박에 맞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신흥국 시장은 여전히 투자 매력도가 높다는 조언도 나왔다. 박 연구원은 “중국에 제조 기반을 둔 글로벌 기업 중 일부는 생산 시설을 주변 국가로 이전할 가능성이 높다”며 “인도·베트남뿐만 아니라 제조업 기반이 탄탄한 태국 등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 중앙은행이 하반기 금리 인하 등 양적 완화에 나설 수 있다”며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은 금리가 높은 신흥국 채권과 고배당주 등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5G·전기차 등 성장주 주목”
업종별로는 5세대 이동통신(5G)와 전기차 관련주 등에 주목할 만하다는 분석이다. 신영목 메리츠종금증권 이사는 “올해 5G 장비주의 주가가 크게 올라서 투자하기에 부담스럽게 느낄 수도 있다”며 “인프라 구축 이후 산업 전반의 변화에 주목하면 투자 기회는 여전히 많다”고 강조했다.
4세대 이동통신(4G)의 도입 이후 게임과 1인 방송 등이 활발해진 것처럼, 5G 도입 이후에도 소프트웨어·콘텐츠 산업에서 기회가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신 이사는 “기기 간 통신이 활발해지고 데이터 전송량이 큰 폭으로 늘어나는 5G 시대에는 네트워크 보안이 더욱 중요해진다”며 “윈스·에스넷 등 네트워크 보안 관련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류태형 한국경제TV 와우넷 파트너는 “아직까지 전기차·자율주행차 등을 주변에서 쉽게 볼 수는 없지만 관련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며 “기존 사업이 탄탄하면서도 새로운 기술이 보급되기 이전에 선제적인 투자에 나서는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숨겨진 주도주로는 자율주행 관련 통신시스템을 개발하는 켐트로닉스 등을 추천했다. 이 회사는 세계 최대 자동차 반도체 설계업체 NXP와 손잡고 차량과 차량(V2V)·차량과 교통인프라(V2X) 간 다채널 통신 등 커넥티드카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날 강연에는 비가 오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200여 명의 투자자가 몰렸다. 대전 도룡동에서 온 신모씨(59)는 “해외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은 많았지만 관련 정보가 부족해 갈증을 느끼고 있었다”며 “세계 경기 전망과 산업 전반적인 흐름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대전=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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