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 스스로 문제해결에 나설 수밖에"
대학교수들이 노동조합을 만들기로 했다.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교수노조 설립 제한규정 개정을 앞두고 교수들이 노조설립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사교련)와 (서교련)는 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대학교수노동조합(가칭) 주비위원회' 출범식을 진행했다. 주비위는 준비위원회 전 단계 조직으로 방효원 중앙대 교수이 주비위원장을 맡았다. 수석부위원장에는 이정상 서울대 교수와 유원준 경희대 교수가 이름을 올렸다.
사교련과 서교련은 출범식 취지문에서 "고등교육이 총체적 위기에 처했다"면서 "그간 대학은 민주화와 성장의 도약대로 인식됐지만 지금은 희망의 아이콘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학령인구 감소와 4차 산업혁명 등에 격변기를 맞았지만, 사립학교를 교육기관에 앞서 사유재산으로 규정한 사립학교법 탓에 대학혁신은 조금도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사학법인은 재정지원을 받을 때만 공공성을 강조하고 공공재로서 책임은 자율성을 내세워 방기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사학법인은 교육자라는 명분으로 교수들에게 피고용자로서 정체성을 부인하게 하면서 스스로는 제왕적 고용주로서 행태를 거리낌 없이 드러낸다"며 "이를 바로잡아야 할 교육부는 퇴임 후 일자리 확보에만 열을 올렸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교수사회는 비정년 트랙이라는 법에 없는 새 직급의 출현으로 더 피폐해지고 객원·초빙·특임교수 등 비정규직 교수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면서 "이제 교수들이 스스로 문제해결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먼저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이 헌재가 정한 기한인 내년 3월 31일까지 개정되도록 노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여기에 다른 교수단체와 협력도 추진한다.
헌재는 작년 8월 교원노조법을 적용받는 교원을 초·중등교육법상 교원으로 한정한 해당 법 조항이 헌법에 위배된다며 내년 3월 31일까지 고쳐야 한다고 밝혔다. 헌재는 "교육공무원이 아닌 대학교원에 대해 근로기본권의 핵심인 단결권조차 전면적으로 부정한 측면에 대해서는 입법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위헌심판제청을 신청했던 전국교수노조도 합법화를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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