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日 자유무역 위선 드러나"
인민일보 "치졸한 日의 경제보복"
[ 서욱진 기자 ] 미국 중국 등의 언론들은 한국에 대한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에 나선 일본 정부의 ‘보복’ 조치를 일제히 비판했다. 자유무역 정신에 어긋나고 전 세계 정보기술(IT)업계 공급망에 타격을 줄 것이란 우려에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무역·투자 환경을 역설한 아베 정부가 불과 이틀 뒤 갑자기 한국에 무역 규제를 가하고 나섰다”며 “자유무역 신봉자로 알려진 아베 신조 총리의 이미지에 손상이 갈 우려가 커졌다”고 보도했다.
WSJ는 “아베 총리는 오는 21일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보수파 결집을 꾀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LG 등이 반도체 생산에 차질을 빚을 경우 애플의 아이폰 그리고 일본의 애플 공급 업체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전날 “자유무역에 대한 일본의 위선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중국 매체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3일 국제면 기사에서 “일제 강제노역 피해자에 대한 한국 대법원의 배상 판결이 나온 지 8개월여 만에 일본 정부가 경제 보복 조치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신징바오는 “G20 정상회의가 끝나자마자 갑자기 일본 측이 낯빛을 바꾸고 제재에 들어갔다”며 “동북아시아 경제협력에 해를 준다는 점에서도 지나친 조치”라고 했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한국 제재’가 정당하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아베 총리는 이날 정당 대표 토론회에서 “상대가 약속을 지키지 않는 가운데 우대 조치는 취할 수 없다.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반하는 조치도 아니다”고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보도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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