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사고 싶은 여성들 TV홈쇼핑부터 켠다

입력 2019-07-03 17:33   수정 2019-07-04 01:02

홈쇼핑 '판매 톱10' 보니

CJ오쇼핑·롯데, 10개 중 8개 옷
GS·현대도 절반 이상이 의류



[ 안재광 기자 ] 오랜 기간 디자이너 브랜드의 주요 무대는 백화점이었다. 의류는 백화점에서 가장 잘 팔리는 상품이었다. 정구호, 지춘희, 송지오 등 국내 유명 디자이너 대부분이 백화점을 주력 판매 채널로 활용했다.

지금은 무대가 바뀌었다. 디자이너 브랜드의 백화점 매출이 최근 4~5년 새 뚝 떨어졌다. 해외 명품이 고급 디자이너 브랜드의 자리를 차지했다. 디자이너들은 새로운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TV 홈쇼핑이다. 디자이너 브랜드를 주로 소비하는 여성 고객이 홈쇼핑에 많다고 판단했다. 이 전략은 들어맞았다. 디자이너 브랜드들은 TV 홈쇼핑에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패션 편중현상 강화

국내 주요 TV 홈쇼핑에서 ‘패션 상품 편중’이 심해지고 있다.

올 상반기 CJ오쇼핑 GS홈쇼핑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등 주요 홈쇼핑에서 가장 잘 팔린 상위 10개 품목(수량 기준)을 분석한 결과, 절반 이상이 의류 등 패션 제품으로 나타났다. CJ오쇼핑과 롯데홈쇼핑에선 10개 중 각각 8개, GS홈쇼핑은 7개, 현대홈쇼핑은 5개였다. CJ오쇼핑은 지난해 히트상품 ‘톱10’ 중 5개가 패션 상품이었는데, 올 상반기에는 3개가 더 늘었다. 롯데와 GS도 패션 상품 비중이 더 높아졌다.

디자이너 브랜드가 특히 잘 팔렸다. CJ오쇼핑이 작년 8월 선보인 ‘지스튜디오’는 올 상반기에만 약 52만 개가 팔려 나갔다. 단숨에 이 홈쇼핑에서 판매 순위 2위까지 올랐다. 유명 디자이너 지춘희 씨가 디자인한 제품이다. 그는 ‘미스지 컬렉션’이란 백화점 브랜드도 갖고 있다.

현대홈쇼핑에서 상반기 판매 6위를 차지한 ‘A&D’도 디자이너 브랜드다. 작년 9월에 처음 나왔고 곧 히트 상품이 됐다. ‘앤디앤뎁’이란 백화점 브랜드를 보유한 김석원, 윤원정 부부 디자이너가 홈쇼핑 전용 상품으로 내놨다.

GS홈쇼핑 판매 1위 ‘SJ와니’도 디자이너 브랜드다. 손정완 디자이너 제품으로 2015년 톱10에 든 이후 한 번도 순위권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GS홈쇼핑이 “TV홈쇼핑 패션은 SJ와니가 나오기 전과 후로 나뉜다”고 할 정도로 큰 의미를 부여하는 브랜드다. 팬츠와 티셔츠 등 기본 스타일에서 밍크, 캐시미어, 무스탕 등 고급 소재를 쓴 제품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들 디자이너 브랜드는 ‘백화점 후광 효과’를 누리고 있다. 백화점 디자이너 브랜드를 홈쇼핑에서 훨씬 싼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고 판단한 소비자들이 구매 버튼을 누른다. 홈쇼핑 회사 관계자는 “백화점에선 너무 비싸 구매할 엄두를 못 냈던 소비자들이 홈쇼핑에서 같은 브랜드 제품이 나오자 많은 관심을 보였다”며 “수요층도 중장년 여성에서 30~40대로 확장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헤어제품이 이례적으로 판매 상위에

홈쇼핑과 유명 디자이너들의 ‘협업’은 의류에 국한하지 않는다. 요즘은 침구, 신발 등으로 범위가 넓어졌다.

롯데홈쇼핑에서 상반기 판매 2위에 오른 ‘마마인하우스By박홍근’은 텍스타일 디자이너 박홍근 씨가 디자인한 것이다. 프리미엄 침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을 공략한 것이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이 홈쇼핑 판매 10위를 기록한 ‘나무하나’는 신발 디자이너의 제품이다.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쇼룸을 냈던 이 브랜드는 2012년부터 롯데홈쇼핑에 상품을 공급하고 있다. 올 2월 선보인 ‘멜로우 플랫’은 오래 신어도 편안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큰 인기를 끌었다.

헤어 제품이 판매 상위에 오른 것도 눈에 띈다. 현대홈쇼핑에선 탈모 방지 트리트먼트 ‘헤드스파’가 8위에, 숱이 적은 부위를 가려주는 ‘라라츄 헤어쿠션’이 10위에 각각 올랐다. 특히 라라츄 헤어쿠션은 분당 최대 1000개 넘게 판매되며 새로운 히트 상품이 됐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집에서 머리를 관리하는 홈뷰티 트렌드가 확산된 영향”이라며 “특히 외모를 중시하는 남성 소비자 구매가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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