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부 이례적 '마른장마'…10일 이후에나 장맛비 내릴 듯

입력 2019-07-03 17:50   수정 2019-07-04 00:44

차가운 고기압 팽창에
장마 2주 넘게 늦춰져



[ 박진우 기자 ] 1주일 뒤인 오는 10일께나 중부지방에 장마전선으로 인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됐다. 통상 6월 26일께부터 본격적으로 장맛비가 내린 것과 달리 2주 넘게 늦춰진 것이다.

3일 기상청에 따르면 중부지방에 10~11일께 본격적인 장맛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됐다. 당분간 장마전선은 제주 남쪽 해상과 일본에 걸쳐 있을 전망이다. 남부지방은 지난달 26일 제주와 경남 남해 등에서 300㎜ 안팎의 호우가 내린 바 있다.

중부지방의 누적강수량은 예년보다 이례적으로 적은 상황이다. 장마가 시작된 지난달 26일 이후 서울의 누적강수량은 5.5㎜에 그쳤다. 경기와 강원 누적강수량도 6㎜로 서울과 비슷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서울의 누적강수량이 250㎜를 웃돌았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것이다. 2017년에도 서울의 누적강수량은 170㎜를 나타냈고, 최근 30년 새 장마 시작일이 7월 2일로 가장 느렸던 2014년에도 누적강수량은 20㎜로 올해보다 많았다.

장마전선이 한반도에서 좀처럼 맥을 못추고 있는 것은 북극 인근에서 내려오는 고기압 세력이 강해 북태평양 고기압을 밀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장마전선은 차가운 고기압인 오호츠크해 기단과 따뜻한 해양성 고기압인 북태평양 기단이 만나는 지점에서 형성된다. 올해는 예년보다 해수면 온도가 높아 북극의 빙산이 많이 녹으면서 차가운 고기압이 팽창했다. 차가운 고기압이 북태평양 기단을 밀어내면서 장마전선이 일본 남해안에 머무르고 있다.

최근 중부지방에서 맑은 날씨가 지속된 것도 북극에서 내려온 서늘한 고기압 영향권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10일께 오호츠크해 기단이 약화되면서 장마전선이 중부지방에 걸쳐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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