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멘토에 심층 방문 상담까지…깐깐한 일본 시장에 車부품 직수출 성공

입력 2019-07-04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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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업단지공단의 수출지원 사례



[ 김낙훈 기자 ]
P사는 자동차 부품업체다. 수십 년간 현대·기아자동차의 우수 납품사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들 자동차 회사의 해외 공장에 연 300만달러가량 수출하고 있었다. 하지만 모두 대기업을 통한 간접수출로 직수출은 없었다. 40년 전 일본에서 배워온 기술로 회사를 일군 창업자 M대표는 일본 직수출을 회사의 숙원사업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경험과 능력이 부족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의 수출 지원사업을 통해 일본 시장 개척을 추진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경기지역본부는 2014년 9월 KOTRA 출신 수출전문위원이 파견되자 그를 P사의 수출멘토로 임명했다. 최초 상담 이후 지난해 11월까지 총 19회의 심층 방문 상담을 지원했다. 폐쇄성 높은 일본 시장의 특수성부터 거래처 발굴까지 1 대 1 맞춤 멘토링을 진행했다.

P사는 외국산 부품에 대한 불신이 강한 일본 자동차산업의 특성상 직접 해당 국가를 방문해 수출상담을 벌이고 싶었다. 이후 2016년 산단공 해외시장개척단 수요국가 조사 때 자동차산업이 발달한 나고야 방문을 지원해 ‘운송장비부품 일본 나고야 시장개척단’ 참가멤버로 선정됐다. 시장개척단 방문 때에는 24만달러 규모의 수출 상담 성과를 거뒀다. 아울러 산단공에서 섭외해서 방문한 KOTRA 나고야무역관을 통해 약 2년간 자동차부품업체 바이어 발굴 지원 혜택을 받았다.

산단공과 KOTRA의 지속적 사후관리를 통해 미쓰비시의 납품업체인 I사를 발굴했다. 2017년 12월 545달러 규모의 샘플 발송 후 지난해 5월 2274달러 규모 직수출계약을 맺었다. 산단공 관계자는 “수출 계약은 소액이었지만 일본과 거래실적이 있는 해외 기업을 선호하는 일본 자동차업계의 성향을 감안할 때 앞으로 지속적인 수출 확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산단공의 수출 지원은 해외시장 개척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원산지를 한국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등 수출 애로를 해결해주는 데도 적극 나서고 있다.

D사가 그런 사례다. 이 회사는 의료기자재인 근관충전재와 흡수재를 생산하는 업체다. 근로자 65명의 중소기업이다. 이 회사는 제품을 가공한 뒤 중국과 캄보디아로 보내 수작업을 한다. 그런 후 국내로 재수입해서 정밀 규격검사 및 포장 공정 등을 거쳐 수출한다. 구체적으론 한국에서 원재료계량, 원료배합, 원재료 재단을 한 뒤 해외에서 원재료 커팅, 수작업, 박스포장을 한다. 다시 한국으로 들여온 뒤 입고검사, 정밀검사 및 포장작업, 출하검사, 선적 과정을 밟는다.

이 회사는 원산지 인정 과정에서 어려움에 봉착했다. 품목분류 사전심사를 통해 2개 품목에 대해 품목분류(HS)코드를 수입 때 코드와 동일하게 지정받은 바 있다. 하지만 세관이 원산지 인정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 국내 원산지 표기를 포기했다. 생산품 성형이 중국, 캄보디아 등 해외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한국산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수출 애로를 겪는 것은 물론 인증 유지와 관리비용 부담 증가도 뒤따랐다.

중국과 캄보디아산 제품에 대한 거래를 기피하는 국가도 있어 수출에 어려움이 생겼다. 관세청에 원산지 판정을 신청했지만 인정 여부가 불확실했다. 검토기간도 최장 90일까지 걸린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에 따라 산단공은 제품 물성이 결정되는 곳을 원산지로 인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생산공정상 수반되는 수출입 과정에서 HS코드(대외 무역거래 상품을 총괄적으로 분류한 품목분류)가 같다면 해외에서 성형행위가 일어났어도 한국산으로 인정해줘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결국 D사는 원산지를 한국산으로 인정받게 됐다. 산단공 관계자는 “원산지가 한국으로 인정됨에 따라 다양한 국가로의 수출이 쉬워지고 세계시장에서 우리 기술력을 인정받아 연관 산업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의 수출 가능국가는 현재 126개국에서 150개국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인증서 유지·관리에 드는 예산을 절감해 신규 투자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이 회사는 인증관리와 공증비용 등을 감안하면 연간 3억원 이상의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한국산 의료기자재라는 위상 제고 효과도 누릴 수 있게 됐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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