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에 향신료 고수가 들어간다?

입력 2019-07-04 18:05   수정 2019-07-05 18:58

안효주 기자의 안물안궁


[ 안효주 기자 ] 음료 성수기는 여름이다. 하지만 코카콜라는 계절에 상관없이 잘 팔린다. 한국인들이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에서 사는 탄산음료 세 병 중 하나가 코카콜라다. 국민간식 치킨을 먹을 때도 빼놓을 수 없는 게 콜라다. 궁금해서 한번 알아봤다. 콜라는 무엇으로 만들까. 1886년 창업 이후 코카콜라는 콜라 제조법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정확한 성분은 알 수 없지만.

우선 콜라엔 코카나무 잎 추출 성분이 들어간다. 코카나무 잎은 오랫동안 두통약·고산병 치료제로 쓰인 식물이다. 다음은 카페인. 카페인은 콜라나무 열매에 들어 있다. 코카콜라 이름도 두 식물의 이름을 합쳐서 지었다. 미국인들은 코카콜라를 줄여 코카인의 약어인 ‘코크’라고 부른다.

이 두 가지 성분 외에 구연산, 라임, 설탕, 물, 바닐라도 있다. 짙은 갈색을 내기 위해 캐러멜도 넣는다. 이 밖에 ‘7X’라 불리는 향료를 넣는다. 일곱 가지 원료로 제조한다는 뜻이다. 1993년 미국에서 발간된 책 <<신과 국가와 코카콜라를 위하여>>에 따르면 7X는 오렌지, 레몬, 계피, 육두구, 등화유, 고수 잎이나 꽃에서 추출한 여섯 가지 기름을 알코올과 섞은 뒤 24시간 발효해 제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7X 원재료 중 육두구는 낯선 이름이다. 인도네시아의 말루쿠 제도가 원산지인 나무다. 살구와 비슷하게 생긴 열매를 맺는다. 이 열매의 씨앗과 씨눈을 통칭해 부르는 ‘넛맥’, 씨앗을 싸고 있는 껍질인 ‘메이스’를 향신료로 쓴다. 특유의 달콤한 향이 있다. 서양에서는 후추, 정향과 함께 3대 향신료로 꼽힌다. 등화유는 한라봉처럼 생긴 열매를 맺는 광귤나무에서 뽑아낸 기름이다. ‘네롤리유’라고도 부른다. 오렌지 향기가 나 향수와 화장품에도 두루 쓰인다. 고수도 빠뜨릴 수 없는 재료다.

육두구, 등화유, 고수의 공통점은 소화를 돕는다는 것. 햄버거나 피자를 먹을 때 콜라를 함께 마시면 개운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코카콜라는 실제 미국에서 소화제로 나왔다. 약국 점원으로 일하던 아사 캔들러가 맛없는 소화제였던 콜라를 청량음료로 만들 생각에 상표권을 사서 설립한 회사가 코카콜라다.

코카콜라가 제조법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일종의 ‘신비주의’ 마케팅이 돼 버렸다. 코카콜라는 특허 출원도 하지 않았다. 특허 시효가 끝나면 제조 방법을 공개해야 하기 때문이다. 창업주 가문의 승계자 몇몇 정도만 제조법을 알고 있다. 제조법을 담은 문서는 코카콜라 박물관 금고에 보관 중이다. 이마저도 고도의 마케팅 전략인지 모른다.

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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