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줄고 거래량 급격히 늘어
주변 지역 포함한 '여순광' 활기
[ 김하나 기자 ] ‘철의 도시’ 전남 광양의 부동산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미분양이 줄고 거래가 늘어나고 아파트값이 상승하고 있다. 시장이 살아나면서 새 아파트 분양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7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광양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올 상반기 2.38% 올라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전국에서 2%대의 상승률을 보인 곳은 광양이 유일하다. 같은 기간 전국은 1.56% 감소하고 지방은 1.69%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광양시 내에서 대장 아파트로 불리는 ‘e편한세상 광양’은 지난 1월 전용면적 84㎡(17층)가 2억6600만원에 거래됐지만, 6월에는 19층 아파트가 2억8900만원에 매매됐다. 5개월 만에 2300만원 오른 셈이다. ‘광양중마진아리채 2차아파트’ 또한 비슷한 기간 전용 84㎡ 기준으로 2억2600만원에서 2억5300만원으로 올랐다.
광양 아파트 거래, 지역 안팎에서 수요 몰려
광양시는 가격 상승과 함께 거래가 활발해졌고, 미분양도 급감했다. 2012년 2551건에 불과하던 거래량은 지난해 3177건으로 증가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광양시의 미분양 물량은 2014년 12월 821가구에서 올해 5월 기준으로 57가구 정도다. 미분양 제로에 가까운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여·순·광’으로 불리는 주변 지역인 여수와 순천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순천시에서는 미분양이 399가구에서 20가구로, 여수는 344가구에서 0가구로 미분양이 거의 없는 상태다.
중마동 A공인 관계자는 “광양은 10년 이상 된 노후 아파트가 많아 대출의 힘을 빌리면 1억원대로 집 한 채를 마련할 수 있다”며 “집값이 많이 상승한 인근 지역 순천, 여수, 경남 창원, 진주보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주변 지역으로 출퇴근이 가능하다 보니 광양으로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지역 내 포스코 광양제철 종사자의 임대수요를 겨냥한 투자자나 외지에서 광양으로 이전하는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광양시의 아파트 거래량은 총 2428건으로 이 중 약 42%(1027건)가 외지 투자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외지 투자비율(32%)보다 10%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신규 아파트 가뭄에 도시개발사업 ‘활기’
이 같은 분위기에 광양에서는 새 아파트 공급이 본격화되고 있다. 광양시에서는 2014년부터 최근까지 공급된 민영 아파트는 3개 단지, 1087가구에 불과했다. 올초 공급된 339가구를 제외하고 2016년부터는 공급이 아예 없었다. 10년 이상 된 노후 아파트도 광양 시내 전체 3만3096가구 중 72.94%(2만6330가구)에 달한다.
시에서는 도시개발사업에 적극적이다. 광양시는 인구 30만 명을 목표로 4~5개의 택지지구 개발을 진행(예정) 중에 있다. 가장 빨리 진행되고 있는 도시개발 사업지구는 광양시청과 1.5㎞가량 떨어진 입지여건이 우수한 성황도이지구다. 3000여 가구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성황도이지구 인근에는 성황 근린공원(2021년 예정)과 어린이 테마파크가 계획됐다. 이 밖에도 황금지구(6500가구), 광영의암지구(2404가구), 와우지구(3703가구) 등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분양이 가장 빠른 택지는 성황도이도시개발지구가 될 전망이다. 대우건설은 L3블록에서 ‘광양 푸르지오 더 퍼스트’를 이달 분양할 예정이다. 단지는 지하 2층, 지상 최고 25층, 12개 동의 1140가구다. 전용면적 59~84㎡로 구성된 대단지다. 단지와 인접해 유치원이 조성될 예정이며, 단지 내에는 국공립 어린이집도 계획됐다. 도시개발지구 내에 중학교 예정 부지가 있고 인근에는 성황초, 골약중, 광양 영재교육원, 학원가 등이 있다. 구봉산과 성황천 등 자연환경이 주변에 풍부한 편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광양시는 인구 약 15만 명으로 이 중 포스코 광양제철소 종사자가 30% 이상 되는 등 중산층 배후수요가 풍부하다”며 “신규 아파트 공급이 거의 없었던 광양시에 랜드마크가 될 만한 대단지 브랜드 아파트 ‘푸르지오’가 선보이는 만큼 지역 주민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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