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기자 코너] 브라질 환경도시 '쿠리치바'가 주는 교훈

입력 2019-07-08 09:00  

도시화의 다른 이름은 문명화다. 하지만 도시화는 건물만 높이는 게 아니다.
환경과 조화를 이뤄 인간이 행복하고 풍요롭게 살 수 있는 도시가
진정 현대화한 도시다.



전 세계에서 생태환경 도시의 본보기로 주목받고 있는 도시가 있다. 바로 브라질 제2의 수도 상파울루 남서쪽에 있는 ‘쿠리치바’다. 이 지역은 1970년대까지 급격한 인구 성장과 산업화로 심각한 환경오염을 겪고 있었다. 하지만 건축가 출신인 자이메 레르네르 시장이 취임하고 나서부터 쿠리치바의 문제점을 창의적으로 해결해 세계적인 녹색도시이자 생태도시로 탈바꿈했다.

먼저, 쿠리치바는 돈과 시간이 많이 드는 지하철 건설 계획을 포기하고 그 대신 도로교통 체계 혁신을 통해 일종의 전용차로 제도인 3중 도로시스템을 도입해 버스를 ‘땅 위의 지하철’로 탄생시켰다. 급행버스, 지역버스, 직통버스 등을 색깔별로 구분했으며, 버스 간에 환승 시스템을 마련했다. 우리나라의 서울 시내버스 체계와 비슷한 시스템이다.

쿠리치바에는 아주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무엇보다 하천변에 빈민가가 많았다. 지형적인 이유로 쓰레기 수거 차량이 접근하기 어려워 쓰레기가 자주 쌓이면서 많은 질병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시장은 쓰레기 구매 프로그램을 실시, 파리와 모기 등이 옮기는 질병을 예방하고자 했다. 이 프로그램은 폐기물 수거 비용을 민간 회사에 지급하는 대신 쓰레기를 수거해 오는 주민에게 수거량에 맞춰 버스표와 식품권을 나눠주는 것이 골자였다.

이외에도 정말 많은 변화가 쿠리치바에서 일어났다. 이 모든 것은 1971년부터 1992년까지 이 도시 시장을 지낸 레르네르의 정책 덕이 컸지만 친환경적인 도시로 바뀌기까지는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영향을 미쳤다. 레르네르 시장은 “쿠리치바는 천국이 아닙니다. 우리는 다른 도시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을 똑같이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시민들을 존경하는 것이 다른 도시와 구별되는 점이지요”라고 말했다.

물론 쿠리치바가 친환경 도시의 유일한 모델은 아니다. 모든 도시는 환경이 다르고, 환경이 다르면 거기에 맞춤한 정책 또한 달라야 하기 때문이다. 도시화는 문명의 발전과 궤를 같이한다. 도시화의 다른 이름은 문명화다. 하지만 도시화는 건물만 높이는 게 아니다. 환경과 조화를 이뤄 인간이 행복하고 풍요롭게 살 수 있는 도시가 진정 현대화한 도시다.

윤채은 생글기자(이화여대사대부속 이화금란고 2년) yunchaeeun02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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