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이일드 펀드 수익률 5%대 진입
유가 기초자산 DLS '괜찮은' 투자 대안
국내 주식 투자는
핀테크·콘텐츠 등 정책 수혜株 관심
[ 고윤상 기자 ]
올해 하반기 국내 증시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에 빠졌다. 다행히 최대 변수였던 미·중 무역분쟁은 지난달 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통해 일시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지만 이번엔 한·일 간 무역갈등까지 비화되면서 코스피지수가 급락하는 등 경기 하강 리스크가 커지고 있어서다.
美·中 무역분쟁에 韓·日 외교갈등까지
2분기 마지막 달인 6월 내내 글로벌 증시는 회복세를 보였다. 6월 들어 미국 다우산업(7.83%), 일본 닛케이225(5.27%), 홍콩 항셍(6.51%), 중국 상하이종합지수(3.73%) 등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2분기 하락분을 일부 회복하며 상승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는 지난달 29일 오사카 G20 정상회의 기간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무역 담판을 벌여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유예하고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한 영향이 선반영된 덕분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다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경기 침체를 대비해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를 인하하겠다는 뉘앙스를 보인 것도 한몫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답답한 횡보를 면치 못하던 국내 증시는 이번엔 일본 정부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라는 돌발 변수에 부딪혔다. 한·일 간 외교갈등이 갈길 바쁜 한국 증시의 발목을 붙잡는 모양새다. 장재철 KB증권 연구원은 “일본산 소재에 대한 재고량인 3개월분이 떨어질 때까지 제재 국면이 해소되지 않으면 실물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며 “반도체 수출 규모가 국내총생산의 6% 내외를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하반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해외 분산투자 및 DLS가 유망상품
전문가들은 ‘중위험 중수익’이 가능한 해외 채권형 펀드나 하이브리드 파생결합증권(DLS) 등을 추천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저성장 국면에서 미국 회사채가 미국 국채와 신흥국 채권 사이에서 좋은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회사채 시장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쉐어즈 아이박스 투자등급 회사채 ETF(LQD)’와 ‘아이쉐어즈 아이박스 하이일드 회사채 ETF(HYG)’ 등을 추천 상품으로 꼽았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하이일드 펀드 수익률이 지난해 2월 이후 최초로 5%대에 진입했다”며 “무역갈등과 경제 둔화 우려 속에서도 미국 회사채의 매력이 부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KB증권도 글로벌 채권이나 부동산 등에 분산 투자하는 ‘KB글로벌리얼에셋인컴펀드’를 추천했다. 금리나 인플레이션 등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연 5~6%의 평균 만기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하이켄드리엄 글로벌 4차산업 펀드를 하반기 유망상품으로 제시했다. 역외펀드인 ‘켄드리엄 로보틱스앤혁신기술’ 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다. 4차 산업 관련 신기술에 포괄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증권은 유가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하이브리드 DLS를 내세우고 있다. 유가가 3년 만기 투자 기간 동안 최초 기준가의 50% 미만으로 하락한 적이 없으면 세전 연 10%대의 수익을 지급한다. 50% 미만으로 하락한 적이 있더라도 만기 시점의 모든 기초자산이 70% 이상이면 세전 총 30%대의 수익이 지급된다.
정책 수혜주·IT 대형주도 관심
하반기 국내 주식 투자는 정부 정책에 따른 수혜주가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 발표될 디스플레이, 석유화학, 서비스업(관광, 콘텐츠, 물류), 스마트 팩토리, 핀테크 정책 관련주를 중점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올 하반기 비즈니스 환경은 (컴퓨터 혁명이 시작된) 1990년대와 비슷하다”며 “전 세계적으로 콘텐츠 플랫폼 비즈니스가 글로벌 증시를 이끌고 있는 만큼 하반기에도 IT, 인터넷, 미디어, 통신서비스 등이 유망할 것”이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카카오, 엔씨소프트, 서진시스템, 삼성SDI, 한온시스템, 현대엘리베이터 등이 관심 종목으로 선정됐다. 문동열 삼성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 무역갈등이 해소된 뒤 대형주들이 4분기에 내년 실적 회복을 선반영해 상승세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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