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모집 어려워 스스로 자사고 포기하는 학교 늘어

입력 2019-07-14 08:45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위를 스스로 포기하는 학교들이 나오고 있다. 학생 모집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14일 교육계에 따르면 최근 전북 군산시 군산중앙고와 익산시 남성고, 대구 경일여고가 관할 교육청에 일반고 전환을 신청했다. 이들 학교는 모두 내년 재지정평가(운영성과평가) 대상으로 학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어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자사고는 학교·교육과정 운영의 자율성을 비교적 폭넓게 보장받는 대신 정부 재정지원을 받지 않아 학생 충원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수입이 줄어 학교 운영에 차질을 빚는다.

군산중앙고는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가운데 지역경제마저 어려워지면서 학생모집에 큰 어려움을 겪어오다 일반고 전환을 결정했다. 군산중앙고의 2019학년도 신입생 입학경쟁률은 0.62대 1(280명 모집에 174명 지원)에 그쳤다.

익산 남성고는 학령인구 감소에 더해 내년 운영성과평가에서 자사고로 재지정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일반고 전환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성고 역시 올해 신입생 350명을 뽑는데 220명만 원서를 내 경쟁률이 0.63대 1에 그쳤다.

경일여고도 올해 신입생 입학경쟁률이 0.34대 1(280명 모집에 94명 지원)을 기록하는 등 학생모집에 큰 어려움을 겪어왔다.

자사고가 처음 등장한 2010년 이후 스스로 일반고로 돌아간 학교는 이번에 신청한 3개 학교를 포함해 모두 14개교다.

교육계는 앞으로 자발적으로 일반고 전환에 나서는 자사고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자발적 전환' 증가를 전망하는 측에서는 대학입시에서 수시모집 비중이 80%에 육박하면서 '우수 학생'이 모여 내신 경쟁이 치열한 자사고 인기가 시들해져 학생 충원이 갈수록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교육부가 대학에 정시확대를 주문하면서 정시모집 비중이 30%까지 늘어나긴 하겠지만 그 이상으로 증가하지는 않으리라는 것이 입시업계의 일반적 예상이다.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국정과제로 내건 교육당국도 재정지원을 내세워 자발적인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교육부는 작년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령을 고쳐 일반고로 전환하는 자사고 지원액을 3년간 6억원에서 10억원으로 증액했다. 이에 따라 서울에 있는 자사고는 일반고로 전환하면 교육청 지원까지 합쳐 총 20억원을 받게 된다.

교육당국이 작년 고교입시 때부터 자사고도 후기고로 일반고와 같은 시기에 신입생을 선발하게 만든 점도 자사고 입장에서 일반고 전환을 고민하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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