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의 시장 안착요인은 ‘금융은 편하고 쉬워야 한다’는 모토 아래 ‘기존에 없던 은행’을 구현한 결과로 요약할 수 있다. ‘탈(脫)공인인증서’ 방식의 간편이체, 매주 납입액을 늘려가는 ‘26주 적금’, 비대면 방식 전·월세보증금대출 등 참신한 서비스에 고객들이 열광했다. 국내 20~30대 10명 중 4~5명꼴로 카카오뱅크를 이용하고, 기존 은행들이 따라할 정도다.
여기에는 절대불가로 여겨졌던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10% 제한)’를 완화하는 등 정부의 규제혁신 노력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1호 인터넷은행 케이뱅크가 번번이 증자가 막혀 고전을 면치 못하고, 3호 인터넷뱅크 인가가 무산된 게 그 방증이다.
‘혁신’의 멍석을 깔아주는 것을 ‘특혜’로 치부하면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까다로운 대주주 적격심사 등 진입 문턱을 낮추고, 지분규제(34% 한도)를 풀지 못할 이유가 없다. 세계 금융은 ‘핀테크(금융기술)’를 넘어 ‘테크핀(기술금융)’으로 진화하는 마당이다. 혁신적인 은행이 등장해 은행의 혁신경쟁을 이끌어내는 선순환을 성장이 정체된 전 분야로 확산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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