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업체들 수주 다각화 중
추천종목 현대건설·GS건설 등
KTB투자증권은 15일 건설업종에 대해 중동을 중심으로 해외수주에 대한 기대감은 있지만, 실제 수주로 이어져 실적화되기에는 난관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증권사 김선미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2020년 해외수주 업황은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국내 건설사의 수주 확대가 실제로 이어지기는 제한적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규모 손실을 경험한 건설사들이 선별수주 전략으로 선회했다"며 "중동 내 입찰경쟁 강도는 완화됐지만, 업체들의 수주성공률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동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들은 내년 화공플랜트 발주예산이 1019억 달러로 올해보다 94% 늘어날 전망이다. 발주 가시성도 높은 편이다. 사우디 얀부 COTC (250억 달러), 쿠웨이트 알주르 석유화학단지(80억 달러), UAE 보르쥐(45억달러) 등 이미 FEED를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많기 때문이다.
이처럼 국내 건설사의 수주 확대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지만, 실질적인 수혜는 제한적이라는 게 김 연구원의 분석이다. 중동의 발주처들이 수주계약이 지연되더라도 가격 협상을 지속하며 결국 낮은 가격을 이끌어 내고 있다는 것. 가격을 낮추지 않는 업체들은 수주협의 장기화 및 수주 실패를 겪을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국내 건설사들도 중동에 대한 수주 의존도를 낮추려고 노력 중이다. 국내 화공플랜트 EPC업체 대표는 삼성엔지니어링, GS건설, 대림산업이다. 이 중 GS건설, 대림산업이 중동 수주 비중을 낮추고 있다. 대형 경쟁 입찰 프로젝트보다는 각 사들이 강점을 보이는 지역과 공종의 프로젝트나 수의계약이나 투자사업, 설계·용역 부문의 수주 비중을 높이고 있다.
김 연구원은 "올해에도 건설사들이 수주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며 "UAE, 알제리 HMD, 태국 타이오일, 사우디 마르잔 등 대형 경쟁 입찰 프로젝트가 있고 입찰 안건도 예전과는 다르게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사들이 2016년 이후로 수주한 프로젝트 리스트를 보면, 삼성엔지니어링을 제외하고는 대형 입찰 프로젝트의 수주 비중이 대폭 축소되고 있다는 얘기다. 강점 있는 분야의 프로젝트들의 수주 비중은 확대돼 업체별로 비중이 20~50% 수준에 달한다. 발주 방식 또한 도급 공개 프로젝트 수주 비중 보다는 도급수의, 도급 지명 등 경쟁이 제한된 프로젝트의 수주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2015년 52% 정도였던 비중은 지난해 79%까지 늘었다는 게 김 연구원의 판단이다.
그는 "현대건설은 상반기 대형 경쟁 입찰 프로젝트로 잔고를 채워오다 하반기에는 기존 주력 공종의 프로젝트들 위주로 수주를 추진할 계획이다"라며 "이미 수주한 프로젝트가 많아 계약협상 및 수익성 확보에 도움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업종 내 최선호주로 추천했다. GS건설과 대림산업에 대해서는 "외형은 작아도 수익성이 높은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있다"며 실적 개선을 예상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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