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영토 넓히는 우리금융
[ 임현우 기자 ] 우리은행은 2010년대 초반부터 저금리·저성장 영향으로 국내 영업의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해외사업을 더 적극적으로 확장해왔다. 현재 우리은행의 해외자산·수익 비중은 10% 수준이다.
과거 국내 금융회사들의 해외 진출은 ‘사무소→지점→법인 설립→지점 확대’ 형태였고 진출국은 미국, 일본 등 선진국 위주였다. 현지에 자리잡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영업에도 한계가 있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2014년 글로벌 임원을 맡고 나서 우리은행은 ‘동남아시아 중심’의 차별화된 해외 전략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우리은행은 2014년 말 인도네시아 소다라은행 인수를 시작으로 동남아 지역의 소액대출 전문회사(MFI)나 저축은행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현지화 영업을 확대해 나갔다. 또 2014년 캄보디아 여신전문금융사, 2016년 필리핀 저축은행을 사들인 데 이어 지난해 6월에는 캄보디아에 106개 지점을 보유한 저축은행(MDI)을 인수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해외 금융사 인수합병(M&A)은 인허가 등에 따른 투자 위험이 작지 않다”며 “초기에는 현지 소규모 투자로 시작해 규모를 점진적으로 확대함으로써 M&A 위험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취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성장성이 높은 동남아에서 M&A 전략과 더불어 법인 설립을 통한 현지화 전략을 동시에 추진했다. 베트남법인 설립은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우리은행의 베트남 진출은 1997년 하노이지점, 2006년 호찌민지점 개설 이후 기업금융 중심으로 이뤄졌다. 우리은행은 2016년 현지법인 설립 인가를 획득한 이후 현지 개인 소비자로 영업 범위를 크게 넓혔다.
우리금융의 해외 네트워크는 2014년 11월 말 18개국, 73개에 머물렀으나 지금은 26개국, 449개로 넓어졌다. 국내 최다(最多)이자 글로벌 20위권 수준으로 성장했다는 설명이다. 우리은행이 26개국에 434개, 우리카드가 1개국에 15개 거점을 두고 있다.
우리금융 측은 “올 하반기에도 동남아 성장 유망지역 중심으로 해외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상업은행, 저축은행, 할부금융사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로 진출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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