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위기 키우는 '상위 10%' 노조의 철밥통 투정일 뿐
'일본발 쇼크'로 비상 걸린 나라 사정은 눈에 안 보이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18일 총파업을 강행키로 했다.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2.9% 올린 시급(時給) 8590원으로 결정한 데 대한 반발이다. 민노총은 “문재인 정부가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이라는 사회적 합의를 파기하는 등 반(反)노동정책을 강화하고 있다”며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해 총파업 투쟁에 나선다”고 주장했다.
민노총은 대규모 ‘하투(夏鬪·여름 투쟁)’도 예고했다. 민노총 핵심 세력인 금속노조는 최근 전국 204개 사업장에서 ‘임단협 투쟁 승리를 위한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해 조합원 87.4%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한 상태다. 민노총은 내달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회사결합 저지’를 위한 상경투쟁도 계획하고 있다.
우리 경제는 생산·투자·수출 등 각종 지표들이 곤두박질치는 상황에서 일본의 경제보복까지 더해지면서 백척간두(百尺竿頭)의 위기를 맞고 있다. 경제성장률이 1%대로 추락할 것이란 국내외 경고도 잇따르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의 ‘최저임금 속도조절’은 이런 현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일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3년 내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지키지 못했다”고 사과하고 이해를 구했다.
‘최저임금 속도조절’에도 불구하고 영세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은 지난 2년간 최저임금 과속 인상(29%)으로 이미 벼랑 끝에 내몰려 있다.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내년도 실질 최저임금은 1만318원에 이른다. 민노총이 국가적 위기와 취약 계층의 어려움을 외면한 채 공약 미이행과 임금 인상 등을 이유로 총파업에 돌입한다면 납득할 사람들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민노총 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민노총의 위세가 대단하다. ‘노동 존중’을 내세우는 정부·여당 내부에서조차 “더 이상 사회적 약자가 아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노조는 기득권 세력이 된 지 오래다. 현 정부 들어 경제가 추락하게 된 데는 민노총의 책임도 적지 않다. 정부와 밀월관계를 맺으며 최저임금 급속인상, 획일적 근로시간 단축 등 무리한 친(親)노조 정책을 밀어붙이도록 강요한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이런 민노총이 “노동탄압 분쇄하고 생존권을 지키겠다”며 경제를 수렁에 밀어넣을 총파업을 강행하겠다고 한다.
강성 노조의 주축인 ‘상위 10%’ 조직화된 노동 기득권 세력이 국가적 위기를 외면하고 총파업을 무기로 자신들의 몫을 챙기는 데 급급하다면 어떤 명분도, 국민적 공감도 얻지 못할 것이다. 일부 노조는 임금인상을 위해 툭하면 생산라인을 멈춰 세우고, ‘철밥통 대물림’을 위한 고용 세습도 서슴지 않는다. 직원 평균 연봉이 9000만원에 육박하는 현대자동차 노조는 회사 측이 두 달마다 주던 상여금을 매달 지급해 최저임금 위반을 해소하려는 것조차 반대하며 총파업 으름장을 놓고 있다.
민노총이 나라와 근로자 전체의 권익보다 자신들의 기득권 보호에만 집착한다면 돌아올 것은 ‘국민의 외면’밖에 없다. 민노총은 더 늦기 전에 ‘투쟁 만능주의’에 대한 국민적 우려와 비판에 귀 기울여 명분 없는 총파업을 즉각 철회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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