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경쟁자는 나의 자산이다

김원길 < 바이네르 대표 polomanias@naver.com >


예전에 골프를 배울 때 실력이 비슷한 경쟁 상대가 있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연습한 기억이 난다. 경쟁하면서 골프에 대한 흥미가 커지고 실력도 절로 늘었다. 이처럼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경쟁 상대는 매우 소중하다.

최근 큰 인기를 얻은 오디션 방송프로그램 ‘미스트롯’은 진정한 경쟁의 매력을 시청자에게 전해줬다. 서로 헐뜯는 경쟁자가 아니라 상대로부터 배울 점을 발견하고 자신을 더욱 발전시키는 참가자의 모습이 방송에 자주 나왔다.

대기실에서 다른 팀의 경연을 지켜보는 참가자들이 그 예다. 경쟁자지만 실력이 출중한 팀에 환호와 박수를 보내며 서로를 인정하는 멋진 모습을 보여줬다. 실력과 근성을 지닌 참가자들은 때로는 경쟁하고 때로는 서로에게 동기를 부여하면서 세계적인 가수로 성장할 것이다. 최종 우승한 송가인 씨도 이런 경쟁 속에서 우뚝 섰기에 인기를 끌고 있다고 생각한다.

피겨 스타 김연아도 세계무대에서 아사다 마오라는 맞수가 있었다. 서로 경쟁하며 힘들 때 다시 연습할 수 있는 힘을 얻으면서 노력한 끝에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하지 않았나 싶다.

경쟁의 긍정적인 효과는 사업 현장도 마찬가지다. 국내외를 따질 것 없이 거의 모든 업종은 치열한 경쟁 속에 있다. 해가 갈수록 경쟁은 심해지고 있다. 이 같은 치열한 경쟁 시장 속에서 기업들은 다른 경쟁업체보다 우위에 서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할 수밖에 없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구두업계도 마찬가지다. 과거에는 한국 기업끼리 경쟁하면 됐지만, 지금은 무한 경쟁이 펼쳐지는 글로벌 시대다. 필자가 운영하는 회사도 처음에는 국내에서 구두와 핸드백 등을 제조·판매하며 이탈리아의 글로벌 브랜드 바이네르 제품을 수입했다. 이후 국내 제품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이탈리아 구두 업체를 경쟁 상대로 삼고 이를 따라잡기 위해 지난 수십 년간 부단한 노력을 했다.

소비자가 좋아하는 디자인과 유행, 최고 품질의 자재, 발이 편한 구두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국내 구두 제조기술이 이탈리아의 기술과 맞먹는 수준으로 발전했다는 게 해외 바이어들의 설명이다. 기업들은 이런 경쟁을 통해 나태해지지 않고 스스로 노력하면서 더욱 발전한다.

경쟁자가 있기에 자신을 더욱 갈고 다듬어 발전할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나태해지려 할 때, 지치고 힘들 때 옆에 있는 경쟁자를 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경쟁자는 나를 부지런하게 만들고 지칠 때 나를 일으켜주는 고맙고 소중한 자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