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리인하, 7월보다 8월 전망…"FOMC·부동산 보고 대응"

입력 2019-07-17 10:57  



미국의 금리인하 기정사실화, 일본 수출규제, 미중 무역협상 난항, 경제지표 부진 등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졌다. 이달보다는 다음달에 한국은행이 움직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현재 기준금리가 1.75%로 낮아 여력이 크지 않고 대외 변수들에 대한 관망 필요성,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 재개 등 확인해야할 요소들이 산적해서다.

◆기준금리 인하 환경은 이미 조성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대내외 상황을 고려했을 때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는 환경은 이미 조성됐다.

먼저 미국의 금리인하가 기정사실화됐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은 16일(현지시간) "많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이 완화적인 통화정책의 근거가 더욱 강해졌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탄탄한 고용시장, 목표치 2% 부근의 물가상승(인플레이션)과 함께 경기 확장세가 유지되도록 적절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기준금리를 인하하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도 진척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추가 관세 부과를 중단하고 무역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지난 9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므누신 장관이 중국 측인 류허 부총리와 중산 상무부장과 첫 전화통화를 했지만 추후 일정을 잡지 못하는 등 진척이 없다.

일본 수출규제도 심화될 가능성이 확대됐다. 일본이 요구한 제3국 중재위원회 구성과 관련해 한국은 18일까지 답변해야 한다. 청와대는 "특별한 답은 없을 것이다. 일본의 제안을 수용할 수 없다"며 일본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일본은 한국 측 답변이 없는 경우 화이트리스트(무역우대국)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등 추가 조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국내 경제 지표도 부진하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 금액(잠정치)은 136억달러(15조996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줄었다. 5월 취업자수는 25만9000명 늘었지만 제조업이 아닌 서비스업을 통해 증가한 점이 부담이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인하 예고, 국내 수출과 투자 부진, 더딘 소비 회복, 일본의 반도체 핵심 소재에 대한 수출규제, 미중 무역협상 난항 등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했다.


◆"한은, 8월 금리인하"

금융투자업계는 한은이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한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기준금리 수준이 낮아 한은이 활용할 수 있는 정책여력이 크지 않아서다.

현재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1.75%로 지난 2014년 저점 1.25%와 비교했을 때 50bp(1bp=0.01%포인트) 밖에 차이나질 않는다. 대내외 상황이 불안한 가운데 카드를 미리 써버릴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김상훈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의 수출규제 등 불확실성이 더해진 상황에서 기획재정부에서도 한은과의 정책 공조를 원하고 있는 만큼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려 대응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8월 금리인하를 전망했다.

부동산 가격의 상승도 금리인하에 부담을 주는 요소다. 금리를 내리게 되면 대출이자 등 자금조달 비용이 줄게 된다. 줄어든 부담은 부동산 투자로 이어질 수 있다. 금리인하가 부동산 시장 활성화 요인이 되는 셈이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주 목표라고 할 수 있는 강남 3구 등 주요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최소 3주에서 7주 가량 연속 상승했다"며 "신중하고 후행적인 한은의 성향을 감안하면 부동산 가격 추이를 지켜본 후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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