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잘츠부르크로 간다

입력 2019-07-21 14:48  

여행의 향기

수상 액티비티 '짜릿'
세계 최대 얼음동굴 '오싹'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는 여름이면 행복해진다. 160개의 자연호수와 22개의 인공호수가 있어서 다양한 수상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고, 세계 최대의 얼음 동굴, 아이스리젠벨트도 볼 수 있다. 유럽의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레트로 여행도 즐길 수 있다. 게다가 모차르트의 도시답게 음악축제도 열려 여행객의 오감을 만족시킨다. 이번 여름 잘츠부르크에서 꿈 같은 휴가를 즐겨보면 어떨까?

‘수상 액티비티의 천국’ 물좋은 잘츠부르크

오스트리아에서 수상 액티비티의 끝판왕을 만나고 싶다면, 플라차우 지역을 주목하자. 폭포에서 로프를 타고 내려오는 캐녀닝, 호수 위에서 연에 매달려 파도를 타는 카이트서핑, 그 외에도 다양한 수상 액티비티로 지루할 틈이 없다. 손과 발에 오리발을 끼고, 튜브에 앉아 강을 래프팅하는 이색 수상스포츠 리버버그(Riverbug)는 한여름 더위를 단번에 날려버린다. 첼암제 카프룬 협곡의 밤 프로그램에 참가하면 ‘인디아나 존스’의 주인공처럼 횃불을 들고 계곡을 탐험할 수도 있다. 횃불 타는 소리와 계곡의 물소리만 가득한 늦은 밤, 340m 길이의 나무 구조를 따라 걸으며 낭만적인 알프스를 느낄 수 있다. 몸에 좋은 온천수로 가득 찬 알펜테름 가슈타인 인공 호수에서는 온천을 즐기며 명상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다.

크라프트베르크카페(Kraftwerk Caf)는 오래된 발전소 터빈을 중심으로 화려한 색색의 인테리어 소품들이 돋보이는 맛집이다. 시원하게 물을 내뿜는 폭포 바로 옆에서 알프스의 깨끗한 물로 만든 오스트리아 맥주를 마실 수 있으며 비스트로식 요리도 맛볼 수 있다.

세계 최대의 얼음 동굴, 아이스리젠벨트

세계 최대 얼음 동굴 아이스리젠벨트는 여름의 열기를 시원하게 식혀주는 곳이다. ‘얼음 거인의 세계’라는 뜻의 아이스리젠벨트는 잘츠부르크주 남부 베르펜 지역의 천연 석회암 동굴로 전체 길이가 40㎞에 달한다. 폭 20m, 높이 18m의 거대한 동굴 입구를 지나면 희고 푸른 얼음 기둥이 눈앞에 펼쳐지는데, 그 모습이 마치 ‘겨울 왕국’을 연상시킨다. 동굴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면 ‘얼음 오르간’, ‘얼음 예배당’ 등 자연이 만든 예술 작품이 가득하다.

아이스리젠벨트 동굴은 1879년 탐험가 안톤 폰 포젤트에 의해 처음 발견됐으며, 1920년이 돼서야 대중에게 개방됐다. 동굴의 나이는 약 5000만~1억 년으로 추정되며, 동굴 내 얼음은 비교적 최근인 1000년 전쯤 형성됐다고 한다. 현재 얼음 동굴은 가이드 투어로만 관람할 수 있다. 투어는 약 75분 걸린다. 동굴 내 자연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관광객들은 인공조명 대신 기름 램프를 들고 이동하며, 내부에서 사진과 영상 촬영은 금지돼 있다. 투어는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3시 45분까지 휴일 없이 매일 운영된다. 성수기인 7, 8월에는 마지막 투어를 오후 4시 45분까지 연장 운영한다.

잘츠부르크주의 레트로 감성 여행지

잘츠부르크 레트로 감성 여행은 1900년대 느낌의 세피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노스탈지아 사진관에서 시작된다. 문을 연 지 25년 된 이 사진관에는 남녀노소를 위한 100여 벌의 의상과 각종 소품이 준비돼 있다. 오스트리아 전통의상인 던들, 레이더호젠부터 오스트리아 황제 프란츠 요제프 1세, 황후 시시(Sisi)의 스타일까지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옛 감성이 가득 담긴 20세기 세피아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여행 중 색다른 ‘레트로 인생샷’을 남기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방문해볼 만하다.

알프스로 가는 핀츠가우어 증기기관차를 타면 매력적인 레트로 여행을 체험할 수 있다. 아름다운 호수로 유명한 도시, 첼암제에서 오스트리아의 가장 큰 폭포인 크림믈 폭포까지 운행하는 이 열차는 수, 목요일 하루에 단 한 대씩만 다닌다. 1898년부터 운행했으며 좁은 철도를 따라 시속 40㎞로 달리는 협궤열차로, 하얀 연기를 내뿜으며 오스트리아의 알프스를 가로지른다.

모차르트의 단골 커피숍에서 진한 커피 한잔을 즐기고 싶다면 300년 넘는 역사의 카페 토마셀리를 방문해 보자. 외부는 재단장했지만 내부의 고전적인 분위기는 옛 느낌 그대로다. 카페 안쪽으로 들어가면 나무판에 매달려 있는 신문, 유화 초상화가 그려진 인테리어 등 고풍스러운 느낌이 가득하다. 이뿐만 아니라 토마셀리의 케이크 주문 방법은 아직까지 옛날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이 카페는 그날 구운 맛있는 케이크로도 유명하다.

돌로 만든 피처에 오크통에서 바로 나오는 신선한 수제 맥주를 즐기고 싶다면 아우구스티너 수도원 브루어리가 제격이다. 이곳의 맥주는 1621년부터 무려 400년 가까이 전승되고 있는 뮐른수도원의 비밀 레시피대로 제조되고 있다. 안으로 들어서면 오래된 나무 의자, 조명, 찬장 장식 등이 눈에 띈다. 맥주를 주문하기 위해서는 옛 방식대로 수돗가에서 맥주잔을 직접 물에 씻어 골라 가야 한다.

종합예술축제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유럽의 3대 음악축제로 꼽히는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은 8월 31일까지 잘츠부르크 전역에서 펼쳐진다. 1920년 처음 시작해 내년에 100회를 맞이하는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은 올해는 ‘신화’를 주제로 총예술감독 마르쿠스 힌터호이저의 지휘 아래 모차르트, 헨델 등 총 199개 공연을 43일간 선보인다.

이번 축제의 오페라 개막작은 잘츠부르크가 낳은 천재음악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이도메네오(Idomeneo)’이다. 크레타의 왕 이도메네오가 트로이 전쟁에서 돌아오며 펼쳐지는 비가극으로 3막에서 선보이는 4중창 합창 ‘고독한 아리아’가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그 외에도 슈트라우스의 오페라 살로메, 헨델의 ‘알치나’ 그리고 지휘자 프란츠 벨저 뫼스트가 이끄는 세계 최고의 관현악단 빈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공연 또한 주목할 만하다. 잘츠부르크 축제의 변치 않는 하이라이트 공연은 지금까지 650회 이상 공연한 휴고 폰 호프만슈탈의 작품 ‘예더만(Jedermann)’이다. 예더만은 ‘모든 사람(everyone)’이라는 뜻이며, 젊은 부호가 예기치 못한 죽음을 맞이한 뒤 인생의 심판을 받게 되는 이야기를 극으로 표현했다.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의 프로그램은 매년 바뀌지만, 예더만만큼은 1920년 첫 축제부터 성당 앞 광장에서 지금까지 공연되고 있어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의 살아있는 역사라고 할 수 있다.

김하민 여행작가 ufo204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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