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차익은 금융소득종합과세도 피해간다’고 홍보하는 곳이 종종 보인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와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달러 매입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가 많아지면서다. 환율에 대한 인식은 대부분 투자자가 쉽게 생각할 정도로 일반화돼 있다. 환율은 두 나라 화폐의 교환 비율을 말한다. 각 나라의 화폐가치를 비교해주는 것이 바로 환율이다. 원·달러 환율은 ‘원화 얼마를 가지면 1달러로 바꿀 수 있는지’를 나타낸다. 쉽게 생각하면 달러에 비해서 원화가 어느 정도의 경쟁력이 있느냐에 따라 원·달러 환율은 달라진다. 좀 더 거시적으로 본다면 그 나라의 경제상황, 시장상황, 외환 수급 상황 등이 종합적으로 환율에 적용된다고 볼 수 있다.
지난 1월 2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달러에 1118원이었다. 7월 12일 기준으로는 1달러에 1190원으로 6개월 새 72원이나 올랐다. 당시보다 6% 이상 원화를 더 줘야 1달러를 살 수 있다는 이야기다. 만약 1월에 달러를 사뒀다면 연 12% 정도 수익을 가져갈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최근 몇 달 동안 미·중 무역 분쟁이라는 큰 이벤트가 발생하면서 환율 변동성이 커진 것도 있다. 일반적인 시장상황은 아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환율의 방향은 어떻게 전환될지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작년부터 이런 변동성에 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수익도 수익이지만 환차익에 대한 세율은 ‘0%’, 즉 비과세다. 금융소득종합과세, 건강보험료 소득 산정에 전혀 해당하지 않는다. 고액자산가나 외화투자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에게는 아주 좋은 투자방법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난해 5~8월 연 6% 상당의 달러 주가연계증권(ELS)을 10만달러 가입했다고 하자(1달러 1070원, 총 원화 1억700만원). 만약 1년 만에 상환조건을 달성하면 세후 기준 10만5076달러(1달러 1180원, 총 원화 1억2398만9680원), 연수익률 15.8%(1698만9680원)가 된다. 여기에 1155만8360원은 환차익 비과세로, 금융소득종합과세에 포함되지 않는다. 실제 2018년 달러 ELS를 가입한 투자자들은 지금처럼 저금리 기조 상황에서 보기 힘든 연 15%대 고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ELS 상품이 투자 성향에 맞지 않다면 보다 안전한 달러 CMA(연 1.8% 내외), 달러 정기예금(연 2% 내외), 달러보험(연 3% 내외) 등으로 성향에 맞는 투자도 가능하다. 상품에 대한 금리만 다를 뿐이지 환차익에 대한 비과세는 모두 동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달러 매입을 단순히 환차익만 보고하지는 않는다. 자산 포트폴리오상 통화 분산 차원에서 매입하기도 하고 불안한 경기, 화폐 변경설 등 여러 가지 상황에 대비하는 안전자산으로 달러를 선호하여 매입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단기적으로는 여러 경제 이슈와 복잡한 대외관계로 말미암아 환율은 예측하기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쉽게 생각해서도 안 된다. 즉 환차익이라는 매력이 있지만 환차손이라는 위험의 경우를 배제할 수 없다.
2000년도 이후의 평균 원·달러 환율은 약 1125원 정도 된다. 그렇다면 이 금액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투자가 위험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의 상황은 환율 전쟁이라 불릴 만큼 한치의 양보 없이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고, 국제 무역분쟁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
무리한 투자는 독이 될 수 있음을 알고 자산 대비 적정한 수준의 포트폴리오를 가져가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민병혁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분당 PB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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