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기에는 대형주부터 강세
삼성전자·SK하이닉스 눈여겨봐야
[ 최만수 기자 ] 코스피지수는 올 들어 지난 18일까지 1.24% 오르는 데 그쳤다. 4월까지는 탄탄한 흐름을 보였지만 5월 이후 6.22% 급락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다시 격화되고 일본의 수출규제가 겹치면서 경기둔화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을 외면하고 채권, 금 등 안전자산으로 몰렸다.
한국은행이 지난 18일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하면서 이 같은 흐름이 바뀔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금리인하가 위험자산 선호도를 높여 주식시장의 하락세를 막는 ‘방어벽’이 돼줄 것이란 분석이다. 정희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인하가 예상보다 일찍 단행된 만큼 단기적으로 원화약세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며 “원화약세는 중소기업 부담 감소로 이어지며 하반기 수출 회복 기대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건설주부터 눈여겨봐야
전문가들은 금리인하기에 증권주, 건설주, 배당주 등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증권주는 과거에도 금리인하 이후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에 따른 거래대금 증가 및 보유채권 평가이익 확대 등에 대한 기대로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한국경제TV 전문가인 안인기 파트너는 증권주 중에서도 메리츠종금증권을 추천했다. 안 파트너는 “메리츠종금증권은 자기자본이익률(ROE: 순이익/자기자본)을 감안해봤을 때 저평가돼 있다”며 “안정적으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주도 유망주로 떠올랐다.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져 건설경기가 살아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박윤진 파트너와 감은숙 파트너는 태영건설을 유망하게 봤다. 박 파트너는 “태영건설은 정책수혜와 실적개선 기대가 함께 작용하고 있다”며 “자회사 합병을 논의하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배당주도 금리인하기에 주목받는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을 많이 주는 기업은 투자자 입장에서 단기 채권과 비슷한 매력을 갖고 있다”며 “금리 하락은 배당주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유가증권시장의 배당수익률(주당 배당금/주가)은 2.4~2.5%로 전망된다”며 “배당수익률이 장기 채권 금리를 넘어서면서 배당주 매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감은숙 파트너는 배당주 중에서 SK텔레콤을 추천했다. 그는 “SK텔레콤은 고배당주인 동시에 5G(5세대) 이동통신 확대에 따른 수혜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쌍용양회, KB금융, BNK금융지주, 신한지주, 한온시스템 등이 전문가들의 추천을 받았다.
“금리인하기엔 성장주”
정보기술(IT)주에 대한 시각은 다소 엇갈린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리인하기에는 정보기술(IT), 조선, 자동차 등 경기민감 대형주부터 강세를 나타낸 적이 많았다”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톱픽(최선호주)으로 꼽았다. 안인기 파트너와 박윤진 파트너도 삼성전자를 금리인하기 추천주로 꼽았다.
하지만 “금리 영향보다는 업황 회복에 주목해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과거 금리인하기였던 2008년과 2012년은 반도체 업황이 본격적으로 회복되면서 삼성전자의 휴대폰사업까지 호황을 누린 시기였다. 올해는 반도체 경기 회복이 본격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럴 때일수록 성장주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성장주는 현재 보유 중인 자산보다 미래 기대 이익에 대한 가치를 중심으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매겨지기 때문에 금리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시중에 유동성이 풍부해져 저금리를 활용한 자금 조달에도 유리해진다. 수혜가 기대되는 대표적 업종은 5G, 핀테크, 전기수소차 관련주 등 융합산업이 꼽힌다.
임주아 파트너는 “주식에 적용되는 할인율이 낮아지기 때문에 매출이 많은 기업이면서 저평가된 종목을 찾아봐야 한다”며 “배당성향(총배당금/순이익)이 높은 종목도 관심있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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