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이 새벽배송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전자상거래(e커머스) 기업이 주도하던 새벽배송 시장에 기존 유통 강자인 신세계그룹의 SSG닷컴, 롯데그룹 계열 롯데홈쇼핑이 롯데슈퍼와 손잡고 공세를 펼친다.
롯데홈쇼핑은 온라인쇼핑몰 '롯데아이몰'에 새벽배송 전문관 '새롯배송'을 열고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22일 밝혔다. 서비스명은 '새벽을 여는 롯데홈쇼핑의 기분 좋은 아침'이란 뜻이다.
새롯배송 대상 품목은 TV홈쇼핑과 롯데아이몰에서 판매하는 신선식품·간편식·생활용품 등 총 500여 개 상품이다. 강남·서초·송파 등 서울 일부 지역에 우선 도입한다. 평일 오후 6시 전까지 주문을 마치면 다음날 오전 7시까지 집 앞으로 배송된다. 4만원 이상 주문 시 배송비는 무료다.
롯데홈쇼핑은 시중에서 구하기 어려운 프리미엄 상품을 선보여 차별화에 나선다. 가락시장에서 당일 경매된 최고 등급 제철 과일과 축산품을 선정해 선보이기로 했다. '트러플 오일 소금', '이베리코 흑돼지' 등 최상급 식자재와 강화도의 '고시히카리 쌀'과 '수제요거트' 등 지역 특산품도 꾸렸다. 사료, 영양간식 등 펫 전용 먹거리도 새벽배송으로 받을 수 있다. 명절 시즌에는 프리미엄 선물세트도 특별 기획한다.
롯데홈쇼핑은 올해 안에 서울 전역으로 배송 지역을 늘리고, 내년 상반기 롯데슈퍼와 연계해 수도권, 지방까지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홈쇼핑은 배송 상품을 7000개 규모로 늘리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롯데슈퍼의 경우 현재 주문 후 최장 3시간 이내에 배송을 끝내는 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한 자체 유통망인 '롯데프레시센터'를 운영 중이어서 향후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엄일섭 롯데홈쇼핑 CS혁신부문장은 "1인 가구 증가와 변화된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고, 30~40대 고객 유입 확대를 위해 새벽배송 서비스를 도입하게 됐다"며 "다양한 프리미엄 상품과 친환경 배송, 엄격한 품질관리를 통해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 9월에는 CJ ENM 오쇼핑부문과 NS홈쇼핑도 새벽배송에 나선다. CJ ENM 오쇼핑부문의 경우 온라인몰 CJ몰이 서울, 수도권 일부 지역에 CJ제일제당의 밀키트 상품 '쿡킷'을 배달하는 방식이다. GS홈쇼핑이 2017년, 현대홈쇼핑이 지난해 새벽배송을 시작한 데 이어 전 홈쇼핑 업계가 새벽배송을 운영하게 됐다.
지난달 신선식품 새벽배송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SSG닷컴은 새벽배송 가능 품목이 1만여 개에 달한다. 식품의 경우 유기농 식재료와 베이커리, 반찬, 밀키트 중심의 신선식품 2200개를 포함해 8000여 개 수준이다. SSG닷컴은 신세계그룹 계열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트레이더스 등 그룹 내 주요 유통채널의 온라인 부문을 떼어내 설립한 온라인 통합 법인이다.
SSG닷컴은 새벽배송 선두주자로 알려진 마켓컬리의 '샛별배송'보다 배송시간도 앞당겼다. SSG닷컴의 새벽배송은 전날 자정에 주문하면 다음날 새벽 3시~6시에 집앞으로 물건이 배송된다. 현재 마켓컬리의 샛별배송은 전날 오후 11시까지 주문한 상품을 다음날 오전 7시 전까지 배송하는 시스템이다. 우선 서울 11개 구에 거주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새벽배송을 운영하고 있다.
기존 새벽배송 시장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국한된 상황에서 오프라인 강자들의 참전으로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오프라인 유통사들이 향후 기존 매장을 새벽배송 거점으로 활용하면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수 있어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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