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처럼 치밀한 스토리텔링…'시즌제 드라마' 전방위 확산

입력 2019-07-22 17:20   수정 2019-07-23 03:21

'검법남녀 2', 월화극 압도적 1위
'보이스' '구해줘'도 인기



[ 김희경 기자 ] 지난달부터 방영되고 있는 ‘검법남녀 시즌2’는 MBC가 처음으로 제작한 시즌제 드라마다. 배우 정재영, 정유미, 오만석 등이 출연해 법의학자와 검사의 수사 공조를 다룬다. 지난해 방영된 ‘검법남녀’가 호평받은 데 힘입어 시즌2가 제작됐다. 이 드라마는 시즌1을 뛰어넘는 치밀한 전개로 많은 팬층을 형성하고 있다. 시청률도 10%대에 육박하며 5주 연속 월화극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시즌3 제작도 예상된다.


그동안 OCN 등 일부 케이블방송에서만 이뤄졌던 시즌제 드라마 제작이 지상파 등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시즌제 드라마의 인기가 높아지자 시즌 제작을 예고한 작품도 잇달아 나온다. 이전 드라마들은 장기간 시즌제를 할 만큼 스토리 전개와 캐릭터 형성이 탄탄하지 않은 편이었다. 하지만 최근 장르물을 중심으로 미드(미국 드라마) 못지않은 길고 치밀한 스토리텔링이 이뤄지면서 시즌제가 정착하고 있다.

올 한 해 방영되는 시즌제 드라마만 일곱 편에 달한다. KBS에서 ‘동네변호사 조들호 2’, OCN에서 ‘신의 퀴즈: 리부트’ ‘구해줘2’ ‘보이스2’를 선보였다.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는 등 대부분 반응이 좋았다. SBS의 ‘낭만닥터 김사부’, JTBC의 ‘보좌관’ 시즌2도 연말에 방영된다. tvN ‘아스달 연대기’는 방영되기 전부터 시즌제 드라마로 방향을 잡았으며, SBS‘열혈사제’는 높은 시청률 덕에 ‘We Will be Back’이란 문구로 시즌2 제작을 예고했다.

한국의 첫 시즌제 드라마는 1999년 방영된 KBS ‘학교’로, 2000년대 많은 인기를 얻었다. 이후 tvN ‘막돼먹은 영애씨’가 2007년부터 시즌17까지 이어졌다. 본격적인 발전은 2010년을 전후해 OCN에서 장르물을 시즌제로 제작하면서 시작됐다. ‘신의 퀴즈’ ‘나쁜 녀석들’을 중심으로 잇달아 시즌제 드라마가 방영됐는데, 이로 인해 작품뿐만 아니라 채널 자체의 팬층이 양산됐다.

방송계에서는 앞으로 시즌제 드라마 제작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나의 지식재산권(IP)으로 이야기를 확산해 리스크를 줄이고 시청자들의 시선을 계속 잡아두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공을 위해선 각 시즌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관건이다. ‘검법남녀 시즌2’를 연출하는 노도철 PD는 “에피소드만 단순히 병렬식으로 나열하는 게 아니라 드라마의 캐릭터들이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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