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치킨프랜차이즈업체 BBQ가 국내 사모펀드(PEF) 큐캐피탈캐피탈을 공동 경영자로 맞이하게 됐다. 모회사인 제너시스가 대규모 자금 조달을 실시하며 비비큐 2대 지분을 큐캐피탈파트너스에 넘겼기 때문이다. 경영 성과가 목표에 미치지 못하는 등 기한이익상실(EOD) 상황이 발생하면 큐캐피탈파트너스이 최대주주로 등극해 회사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제너시스는 BBQ 지분 매각 등을 통해 큐캐피탈파트너스, KB증권 등으로부터 총 12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제너시스와 윤 회장이 보유한 BBQ 지분 30%를 600억원에 매각했으며, 비비큐의 지분을 기초자산으로하는 제너시스 교환사채(EB) 60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큐캐피탈파트너스가 제너시스의 EB를 보통주로 전환할 경우 BBQ 지분 50% 이상을 확보해 최대주주가 된다.
BBQ는 2016년 발행했던 제네시스의 EB를 매입하고 사업 확장에 필요한 자금을 얻기 위해 이번 거래에 응했다. 2016년 산업은행 등을 대상으로 BBQ의 지분을 기초자산으로 활용해 600억원 규모의 EB를 발행했는데, 연간 보장 수익률이 10% 이상이었다. EB 매입으로 금융 비용을 낮추고 재무 구조 개선 및 사업 확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새로운 파트너를 맞이해 회사를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BBQ는 매장 수 기준으로 국내 1위 치킨프랜차이즈업체로 국내 매장만 1600개가 넘는다. 지난해 매출은 2300억원, 182억원을 달성했다. 차입금이 한 푼도 없는 우량회사다.
하지만 모회사인 제너시스는 사정이 다르다. 제너시스는 해외 사업과 계열사 확장 등이 계획대로 되지 않으면서 2014년 이후 해마다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 2016년부터는 자본 총계가 마이너스인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다. 제너시스의 핵심 계열사인 제너시스비비큐글로벌을 비롯해 지엔에스올떡, 지엔에스초대마왕 등도 대부분 당기순손실이 발생하며, 완전자본잠식상태다. 이번 신규 자금 조달을 통해 완전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날 것으로 전망되지만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는 적자 계열사 정리 등의 기업구조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큐캐피탈파트너스는 최근 결성한 성장지원펀드(결성액 3000억원)의 첫 투자를 실시했다. 600억원은 펀드 자금을 통해 투자했으며, 남은 600억원은 KB증권으로부터 인수금융 형태로 지원받았다. 2022년까지 제너시스가 비비큐의 지분 및 EB를 되살 수 있는 권환이 있다. 제너시스가 지분을 매입하지 못하면 큐캐피탈파트너스는 비비큐의 경영권을 확보해 회사를 되팔아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이 기간 동안 비비큐의 경영 성과 등이 목표치에 미달할 경우에도 EB를 BBQ의 보통주로 전환해 최대주주에 오르게 된다.
큐캐피탈파트너스를 공동 경영자로 맞이한 것이 BBQ의 경영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BBQ는 매년 꾸준한 이익에도 불구하고 모회사와 관계사들의 지원 때문에 투자금이 부족했지만, FI가 공동 경영자로 나선 이상 이 같은 자금 유출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주주의 평판이 경영에 직접 영향을 끼치는 프랜차이즈업 특성상 투자시 주주간 계약을 통해 가맹점을 대상으로 한 갑질 근절 등의 조항을 삽입시켜놓았을 가능성이 높아 회사 이미지 개선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IB업계 관계자는 “BBQ는 모회사의 실적 부진과 갑질 논란으로 잡음이 있었는데 큐캐피탈파트너스를 새로운 파트너를 맞이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게 됐다”며 “부진한 사업을 정리하고, 치킨 프랜차이즈 사업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훈/유창재 leedh@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