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가깝고 중국과 인접
中企 입지보조금도 40%로 확대
지난달 분양률 34%로 올라
[ 강태우 기자 ]
충남 당진 석문국가산업단지는 1201만2000㎡ 규모로 2015년 완공됐다. 1994년 조성 공사를 시작한 지 21년 만이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신청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개발 속도가 더뎠다. 완공 후에도 수도권 인접지역으로 묶여 입지 지원에 제한을 받으면서 찬밥 신세가 됐다.
석문산단이 최근 들어 화려한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제5 LNG기지 건설 대상지로 선정된 데 이어 정부의 지원 기준이 바뀌면서 다른 산업단지와 동등한 조건으로 보조금을 지원할 수 있게 됐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정부 보조금 지원 기준 개정으로 입지 보조금이 중소기업 기준 기존 9%에서 40%로 늘어났다. 설비투자 보조금도 11%에서 24%로 올랐다. 기업 유치가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준공 이후 25%에 머물던 분양률은 지난달 기준 34%로 상승했다. 당진시 관계자는 “석문산단은 국제 무역항과 내륙 교통망을 갖춰 제품을 전국에 실어 나를 수 있다”며 “수도권과 가깝고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도 인접해 최적 입지 여건을 자랑한다”고 말했다.
최적의 입지 여건 미래 발전 ‘청신호’
지난해 10월 LG화학(2000억원), 한일화학공업(480억원), 대상이엔지(56억원), 서해기계유통단지(600억원)가 석문산단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한일화학공업은 지난 11일 착공식을 하고 투자를 본격화했다. 이 회사는 2021년 공장 준공에 맞춰 경기 시화공단에 있는 본사도 이전한다. 올해도 기업 유치 호조는 이어졌다. 지난 2월 라미드호텔&리조트가 석문산단 체육시설 용지에 2000억원을 투입해 27홀 규모의 골프장과 복합리조트를 건설하기로 했다. 3월에는 한내포티와 영월이엔스가 각각 110억원과 80억원을 투자해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환영철강공업도 3500억원을 들여 석문산단으로 이전하기로 당진시와 협약을 맺었다.
석문산단은 지난해 정부 보조금 우대지역 지정에 이어 국가혁신융복합단지로 선정됐다. 국가혁신융복합단지는 기업이 이전하거나 공장을 신·증설하면 산업부의 5대 지원 패키지인 보조금, 세제, 금융 지원, 규제 특례, 혁신 프로젝트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1월에는 서해선 복선전철과 석문산단을 연결하는 인입철도가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대상에 포함됐다. 9380억원을 투입해 서해선 복선전철과 산단을 연결하는 31㎞ 구간의 단선 철도다.
올해 기본 및 실시설계에 들어가면 2022년 착공해 2025년 완공할 예정이다. 철도와 항만을 연계하면 연간 4만 대의 화물차량 감소로 교통량 분산과 환경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7선석 규모의 신항만도 석문산단 해상에 건설할 계획”이라며 “신항만에는 LNG기지 운영에 필요한 돌핀 부두와 다목적 부두를 짓는다”고 설명했다.
미래 신성장 동력 거점으로 도약
당진시는 석문산단을 인재 양성과 고용, 연구개발, 투자가 선순환하는 산업 생태계로 조성하기로 했다. 석문산단에는 충남산학융합본부와 산학융합캠퍼스가 조성돼 학생들이 첨단기술을 배운다. 지난해에는 석문산단이 첨단금속소재산업 초정밀기술지원센터 대상지로 선정됐다. 시는 올해부터 190억원을 마련해 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센터가 생기면 초정밀가공 장비를 비롯한 21종의 첨단장비를 이용해 근로자들이 기술을 익히고, 기업은 신제품을 연구하며 기술 경쟁력을 키워 나갈 수 있다.
시는 송산 제2일반산단과도 연계해 수소산업 중심의 신성장 클러스터로 육성하기로 했다. 두 곳을 수소연료전기차 부품과 수소충전 기반산업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수소산업 육성을 통해 다양한 미래산업 창출이 가능하고 온실가스 감축, 미세먼지 저감 등 친환경 에너지 정책과도 부합하기 때문이다.
시는 올해 수소산업 육성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수립해 국가혁신클러스터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수소산업 생태계 조성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패키지형 수소충전 모델 개발과 탄소자원화 수소생산 기술 개발 등 수소산업 육성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실증사업도 추진한다. 김홍장 당진시장은 “석문산단은 수소산업 기반의 글로벌 클러스터의 핵심축을 담당할 것”이라며 “석문산단이 국가 경제를 선도하는 중심지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당진=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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