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골주사 - 초기 통증 심해…치료기간도 긴 편
PRP치료 - 정식 허가 못받고 효과도 입증 안돼
줄기세포 - 젊은 환자·부분 손상 경우만 효과
관절내시경 - "통증 완화" vs "할 필요 없다" 논란
[ 이지현 기자 ]
고령 인구가 늘면서 무릎 관절염으로 고생하는 환자도 많아졌다. 관절이 심하게 망가진 환자는 인공관절로 망가진 관절을 대체하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인공관절 수술을 받을 수 있는 환자 범위가 제한된 데다 수술이 필요한 환자도 수술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수술 없이 나을 수 있는 치료법에 기대기 마련이다. 프롤로테라피, 혈소판농축혈장(PRP) 치료, 줄기세포 치료, 관절내시경 등은 수술 전 관절염 환자들이 병원을 찾아 많이 받는 시술이다. 이들 치료로 모든 관절염 환자를 고칠 수 있는 게 아닌 데다 시술에 따라 효과가 없는 환자들도 있다. 시술별 특징을 명확히 이해해야 하는 이유다. 다양한 관절염 치료 시술에 대해 알아봤다.
연골재생 효과 없는 연골주사
무릎 관절염 환자들에게 가장 익숙한 주사치료법은 연골주사다. 연골 기질의 구성 성분인 히알루론산을 넣어 관절이 잘 움직이도록 돕고 연골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 연골이 닳아 뻑뻑해진 관절을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돕기 때문에 초기나 중기 관절염 환자들이 주사를 맞으면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주사로 새 연골이 생성되지 않기 때문에 근본적인 치료법은 아니다.
프롤로테라피는 고농도 포도당을 성분으로 하는 약제를 손상 부위에 주사하는 치료다. 망가진 부분에 염증 반응이 생기면 새 조직이 자라난다는 원리를 활용한 것이다. 만성 요통이 있지만 엑스레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을 해도 별다른 질환이 없거나 초·중기 퇴행성 무릎관절염, 오십견 등을 치료할 때 활용할 수 있다. 일부러 염증이 생기게 한 뒤 세포를 증식시키기 때문에 치료 초기에는 오히려 통증이 심해지기도 한다. 시술을 반복적으로 받아야 하는 데다 효과가 늦게 나타나기 때문에 치료 기간이 길다. 척추관 협착증이 있거나 신경을 심하게 누른 디스크 질환, 관절 변형이 심한 무릎 관절염 환자에게는 효과가 없다. 비급여 치료라 비용도 비싸다. PRP 치료는 환자 혈액을 뽑아 원심분리기로 혈소판을 분리한 뒤 관절강에 주사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정식 치료법으로 허가받지 못해 안전성에 대해 논란이 있는 데다 효과도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다. 관절염 환자 치료에 활용한 뒤 병원에서 비용을 받는 것도 금지된다.
수술 없이 줄기세포? “효과는 글쎄”
줄기세포 치료를 선택하는 환자도 많다. 배아 줄기세포 치료는 정자와 난자가 수정된 뒤 4일째 되는 배아세포를 배양해 연골에 이식하는 방법이다. 다른 줄기세포보다는 상대적으로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윤리적 문제 때문에 연구 목적 외에는 환자에게 사용할 수 없다. 중간엽 줄기세포는 태아 태반에서 추출한 혈액을 이용해 줄기세포를 배양하는 방법이다. 의약품으로 개발돼 판매되는 제품이 있다. 배아 줄기세포보다는 효과가 낮고 성체 줄기세포보다는 효과가 좋지만 치료법을 적용할 수 있는 환자가 제한돼 있다. 성체 줄기세포(자가 줄기세포)는 골수나 지방 줄기세포를 배양하는 것이다. 엉덩이와 복부 지방을 떼어내 배양하는 지방 줄기세포는 지방을 떼어내는 과정에서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다른 줄기세포와 비교하면 효과가 떨어진다.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현재 의학 수준에서 환자가 젊고 연골이 완전히 닳지 않고 부분적으로 손상이 있는 경우에만 중간엽 줄기세포로 제한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며 “모든 단계의 관절염 환자에게 적용될 수 있는 시술은 아니다”고 했다. 그는 “연골이 거의 닳아 없어진 말기 관절염 환자가 수술하지 않고도 줄기세포 치료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광고는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내시경을 이용해 반월상 연골판 일부를 봉합하고 다듬는 시술을 받는 환자도 많다. 반월상 연골판이 노화되면 수분 함량이 줄어 작은 충격에도 쉽게 찢어진다. 이때 관절내시경 시술을 주로 한다. 손상 부위를 1㎝ 미만으로 작게 절개한 뒤 찢어진 반월상 연골판을 봉합하고 다듬는 시술이다. 하지만 이 치료법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 아직 논란이 있다.
이 원장은 “관절내시경 시술을 하지 않은 환자와 시술한 환자를 비교했을 때 별반 차이가 없는 경우가 많다”며 “증상만 완화하는 감기 치료처럼 환자 통증이나 불편한 증상을 완화해주는 것이 좋다는 의견과 그냥 내버려 둬도 결과는 똑같기 때문에 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있다”고 했다. 그는 “반월상 연골이 찢어져 손상됐다면 무조건 시술부터 하는 것보다 약물치료와 함께 허벅지와 종아리 근육을 키워 무릎 관절이 받는 하중을 분산시킬 수 있도록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병행해도 통증이 심한 환자, 무릎을 움직이기 어렵고 힘이 잘 들어가지 않아 걷기 어려운 환자라면 관절내시경 시술을 고려해봐야 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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