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여름 휴가…캐리어에 담을 상비약 챙겼나요?

입력 2019-07-23 17:29  

소화제·지사제·해열진통제는 필수
한밤 야외활동 위해 모기 기피제 준비

상처 났을 땐 소독 후 습윤 밴드 부착을
장거리 여행할 땐 출발 전 멀미약 복용을



[ 전예진 기자 ]
휴가철 여행을 떠날 때는 상황별 비상약을 구비해야 한다. 실외 활동을 하다 보면 벌레나 모기 등에 물리기 쉽고 찰과상을 입을 수 있다. 더운 날 음식을 잘못 먹으면 복통이나 고열에 시달릴 수도 있다. 안전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상비약을 챙겨야 한다. 낯선 휴가지에서는 예측하기 어려운 돌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고 약을 구하기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다. 온 가족이 즐겁게 휴가를 보내기 위해 챙겨야 할 상비약에 대해 알아보자.

① 먹방을 위한 소화제와 지사제

휴가지에서 맛집 투어를 하다 보면 과식할 때가 많다. 휴양지의 특산물이나 현지 과일, 해산물 등 평소 자주 먹지 않던 음식을 먹다 보면 체질에 맞지 않아 복통을 일으키는 경우도 생긴다. 더운 날씨에 땀을 많이 흘린 상태에서 음식을 급하게 먹으면 소화불량이나 급체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럴 때는 가벼운 운동을 하고 복통이 느껴지면 소화제를 복용하거나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소화제는 알약이나 환, 액상 드링크제가 있다. 액상 소화제는 위장 운동과 지방 소화를 돕는 육계, 진피 등 한약재 성분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장거리 여행 때는 부피가 크고 병이 깨지거나 샐 우려가 있기 때문에 경구제제를 가져가는 것이 간편하다.

상한 음식을 먹었을 때는 설사병에 걸릴 수 있다. 설사는 원인 세균과 바이러스를 몸 밖으로 배출한다. 하지만 설사가 세 번 이상 지속되면 탈수 위험이 있으므로 지사제를 먹어야 한다. 현탁액 형태의 지사제는 설사·복통을 유발하는 장내 유해물을 흡착해 배설하는 역할을 하고 병원성 미생물의 장 침투를 억제한다.

② 한여름 감기엔 해열진통제

더운 날씨에 종일 물놀이를 하다 보면 감기에 걸리기 쉽다. 물 속에 오래 있으면 체온이 떨어지고 면역력이 약해진다. 어린아이들은 한밤중 열이 오를 때에 대비해 영유아용 해열진통제를 필수적으로 챙겨야 한다. 진통제는 성분에 따라 효과·부작용이 다르다.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은 해열·진통 효과가 뛰어나다. 그러나 과다 복용하거나 음주 후 복용할 경우 간 손상 위험이 있다.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제는 해열·진통에 소염 효과까지 있어 사용 범위가 넓다. 다만 속쓰림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식후에 복용한다. 종합 감기약에는 항히스타민제가 포함돼 졸음을 유발한다. 운전하기 전 감기약 복용은 피해야 한다. 어쩔 수 없이 감기약을 먹어야 한다면 카페인이 소량 첨가돼 주간용으로 나온 감기약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카페인의 각성 효과 때문에 졸음이 덜하다.

③ 상처 났을 땐 감염에 주의

여행 중 넘어지거나 긁히는 외상이 발생하면 살균 소독제와 상처 연고를 도포해 추가 감염을 막아야 한다. 소독약에는 대부분 클로르헥시딘·디펜히드라민·나파졸린 성분이 포함돼 있다. 이런 성분이 살균, 염증 완화, 상처 회복에 도움을 준다. 눈·귀·구강 등 점막에 뿌리거나 바르면 안 된다. 소독을 했다면 상처를 건조시킨 뒤 습윤 밴드를 부착한다. 습윤 드레싱제는 상처 부위를 촉촉하게 유지해 빠른 회복을 돕는 다. 일반 밴드와 달리 물이나 세균을 통과시키지 않아 감염 위험이 작고 흉터가 남지 않는다. 하지만 세균에 감염된 상처나 화상으로 생긴 물집에는 사용하면 안 된다. 이 경우 습윤 밴드를 붙이면 세균이 더 번식해 증상이 악화된다. 뜨거운 햇볕 때문에 입은 화상에는 화상 치료 연고를 발라야 한다. 평소 운동 부족이라면 근육통에 바르는 로션 타입 제품이나 파스를 준비하자. 오랜만에 여가활동으로 온 몸이 쑤실 때 도움이 된다.


④ 벌레·모기 물렸을때 바르는 약 준비

야외 피서지에서는 모기와 각종 벌레에 피부가 노출되기 쉽다. 모기가 극성을 부리는 한밤중 야외활동을 할 때는 긴 옷을 입고 모기 기피제를 뿌려야 한다. 모기는 일본뇌염, 지카바이러스 등 감염병을 옮길 수 있다. 몸에 뿌리는 스프레이나 스틱형 밤, 연고 등 바르는 형태의 제품이 시중에 나와 있다. 영유아, 어린이는 유해성분을 줄이거나 천연성분을 사용한 어린이 전용 제품을 선택하고 벌레가 싫어하는 향을 내는 팔찌나 발찌, 옷에 붙이는 스티커를 병용하는 것도 추천한다. 벌레에 물렸을 때 바르는 약도 준비해야 한다. 아이들은 모기나 벌레에 물린 부위를 긁어 피부에 상처가 나거나 피가 날 수 있다. 물린 부위에 침을 바르나 상처가 있는데 바닷물, 수영장에 들어가면 각종 세균이 침투해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물린 즉시 약을 발라 가려움과 붓기를 완화해주는 게 중요하다.

⑤ 붙이는 멀미약 출발 4시간 전 붙여야 효과

평소 멀미가 심하다면 출발 전 멀미약을 복용하고 여행 도중이나 돌아올 때도 사용할 수 있도록 여분을 챙겨두자. 멀미약은 마시는 액체류, 씹어 먹는 제형, 붙이는 패치제 형태가 있다. 여행 성격에 따라 단거리 여행이라면 약효 지속시간이 짧은 디멘히드리네이트 성분의 약을 추천한다. 장거리 여행이고 여행 도중 약을 먹기 어렵다면 효과가 오래가는 메클리진 성분의 약을 고르는 게 낫다. 그러나 졸음, 입마름, 시야 흐림, 배뇨장애 등의 부작용이 있어 복용 후 운전을 하거나 집중력을 요하는 여가활동을 해선 안 된다. 전립선 비대, 녹내장, 호흡기 장애가 있는 환자도 주의해서 복용해야 한다.

붙이는 멀미약은 출발 4시간 전에 붙여야 효과가 있다. 효과가 3일간 지속돼 간편하지만 졸음, 방향 감각 상실 등이 올 수 있다. 어린이 키미테는 환각, 착란을 일으킬 수 있어 7세 이하 어린이와 임신부, 모유를 먹이는 여성은 사용해선 안 된다. 패치제를 만진 손으로 눈을 비비면 눈부심이 생길 수 있으므로 붙인 뒤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멀미로 구토를 했다면 돔페리돈 성분이 들어간 액제가 속을 안정시켜 준다. 다만 이 약은 항부정맥제, 항정신병약, 항생제 등 의약품과 병용하면 안 된다. 멀미약을 복용할 수 없는 임신부는 약 대신 생강을 먹으면 효과가 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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