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현우 기자 ] 보험금을 줄지 말지를 결정하는 손해사정 업무는 보험회사들의 고유 영역이다. 가입자들은 서류를 챙겨 보내고 나면 결과를 기다릴 뿐이다. KB손해보험이 이런 손해사정 업무에 보험 가입자를 직접 참여시키는 독특한 시도에 나섰다. “팬을 기쁘게 하는 스포츠맨처럼 고객을 기쁘게 하는 최고의 선수가 되자”는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사진)의 경영 전략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KB손해보험은 고객참여형 보험금 지급 시스템인 ‘유 셀프 클레임’을 24일 선보였다. 보험사가 청구 가능한 보험금을 먼저 안내하면, 가입자가 스스로 손해사정 후 지급 결정을 내려 보험금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손해사정이란 발생한 손해가 보험의 목적에 맞는지 판단하고 손해액을 정하는 등의 보험금 지급 관련 업무를 뜻한다.
KB손해보험에서 자동차보험과 장기보험을 함께 든 가입자를 대상으로 장기보험 보장담보인 ‘자동차보험료 할증 지원금’ 특약에 우선 적용됐다. 가입자가 자동차보험에서 보상 처리를 받으면 전산망이 특약 가입 여부를 자동으로 인식해 휴대폰 문자 알림을 보낸다. 가입자는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으로 지급 보험금과 직업 변동사항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후 지급을 결정하면 보험금이 당일 입금된다. 김재현 KB손해보험 상무는 “향후 자동차사고에 따른 장기보험 의료비, 일당 등으로 서비스 범위를 넓혀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KB손해보험 측은 “‘셀프 청구’ 도입을 계기로 업무 효율이 높아지고 가입자가 미처 청구하지 않는 보험금을 찾아주는 효과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가 지난해 6월 업계 최초로 출시한 ‘실손보험 간편청구’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병원에서 실손보험금을 바로 신청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이용 건수는 1년 새 10배로 급증했고, 두 개뿐이던 제휴 병원은 14개로 늘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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